②철저히 책임지는 문화, 고객 위해 기꺼이 야근하는 '분투정신'이 경쟁력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
8만7000개 특허 가진 기업
작년 17조원 R&D 투자
앞으로 AI에 집중할 것
  • 등록 2019-04-22 오전 6:00:00

    수정 2019-04-22 오전 6:28:02

[선전(중국)=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화웨이 로고
▲궈핑(Guo Ping)화웨이 순환회장(Rotating Chairman)이 17일 중국 선전시 화웨이 선전캠퍼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화웨이 제공
‘세계 최대의 통신 장비 업체’,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회사’, ‘스마트폰 진출 3년 만에 세계 3위로 올라선 회사’. 1987년 설립된 화웨이를 수식하는 말이다.

또 하나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대륙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화웨이는 세계 170여개국에서 18만8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이다. 특징적인 것은 이익을 낸 직원에게는 보상을 극대화하고, 반대로 뒤처진 사람은 해고하는 ‘늑대문화’와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9시 퇴근하며 일주일에 6일 일하는 ‘996’회사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ICT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오는 화웨이의 경쟁력은 어디서 올까.

8만7천개 특허 보유..통신장비와 AI에 R&D 집중

17일 중국 선전시 화웨이 선전캠퍼스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난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화웨이는 기술로 세상이 발전한다’라는 신념이 가득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는 8만7천개의 특허가 있고, 1만1천개는 미국에 있다”면서 “기술을 통해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5G에 대해서는 더 많은 특허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중국 1개를 포함, 40개 통신사와 5G 장비 상용계약을 맺었으며, 5G 특허 2570개를 보유하고 있다. 궈핑 회장은 “올해부터 5G 구축이 시작돼 (통신장비 분야에서) 두자리 수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5G를 제대로 서비스할 수 있는 벤더는 몇 개 없으며, 다른 기업들은 보통 1.6Gbps(1Gbps는 1초에 10억비트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는 뜻)에 머물지만, 화웨이는 20Gbps까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지만, 통신장비나 기업용 솔루션, 휴대폰 등 3개 영역외에 다른 사업으로 확대할 생각은 없다”며 “앞으로 집중할 R&D 분야는 인공지능(AI)”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작년에 150억 달러(약 17조원)을 R&D에 투자했는데, 앞으로는 특히 AI 투자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18개월마다 통신 장비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기술을 개발한다”면서 “2025년까지 클라우드화나 AI화가 되지 않는 업계는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혹독하다”는 평가까지 받는 화웨이의 근무문화와 관련해 궈핑 회장은 “저도 솔직히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2,3시쯤 퇴근하고 싶다”며 “한국 회사 분들도 굉장히 열심히 하지 않느냐”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고객 중심 △분투 정신 △끊임없는 노력이 화웨이를 지탱하는 3가지 기업문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3가지는 퇴근하려는데 장비가 고장 나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면 고객 중심을 실현하기 위해 추가 근무하면서 응대해야 한다는 것과, 어려움이나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분투(奮鬪)정신,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화웨이 직원들도 입사 이후 ‘야근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를 쓴다. 궈핑 회장은 “다른 기업은 땅속에 묻힌 자원을 파서 돈을 벌 수 있지만, 화웨이는 직원들의 두뇌, 노력에 기대서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라면서 “타깃을 정해 본인이 책임지는 문화가 있고, 잔업이 많아도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하지는 않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일하면 평생 벌 돈을 다 벌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보수를 제공하고 싶다”고도 부연했다.

▲켄 후(Ken Hu) 화웨이 순환 회장이 16일 중국 선전시 인터콘티낸탈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19 (HAS 2019 Keynote session)’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화웨이에는 궈핑, 켄후, 쉬즈쥔 등 3명의 순환 회장이 있으며, 돌아가면서 CEO를 맡는다. 한국 화웨이 제공
3명이 돌아가며 CEO된다…독특한 순환회장 제도

화웨이는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 외에 궈핑, 켄후, 쉬즈쥔 등 3명의 순환회장(Rotating Chairman)이 돌아가며 의사결정위원회 의장(CEO 역할)을 맡는 독특한 제도를 갖고 있다. 궈핑 회장은 “2004년 미국 컨설팅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는데 결과는 런정페이 회장이 의장을 하는 것이었으나 안 한다고 해서 세 명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게 된 것”이라며 “의장일 때는 계약서에 서명할 권리, 이슈를 처리할 권한이 생기지만, 정책 수립이나 간부 임명 권한은 없다”며 “이런 부분은 7명으로 구성된 의사결정 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들이 먼 곳을 군무지어 날아갈 때 선도하는 새가 한 마리가 아니라 돌아가면서 맡는다고 보면 된다”며 “10년 운영해보니 (순환회장 제도는) 안정적이고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가 중국 동관에 만든 옥스혼 R&D 캠퍼스다. 2014년 착공을 시작해 현재 1만3천여 명이 일하고 있고, 연말이면 화웨이 대학을 포함한 연구인력 2만5천 명이 이곳에 모인다. 건축학과 출신인 런정페이 창업자 의지대로 유럽의 고성을 본따 만들었다. 화웨이 건물을 지으면서 ‘블랙스완’ 4마리를 120만 호주달러를 주고 구입하기도 했다. 화웨이 제공
종업원 지주회사 자부심…그러나 상장 고려 안해

화웨이는 비상장 민간기업으로 종업원지주제도(ESOP)를 통해 전체 지분 98%를 9만여명의 직원이 갖고 있다. 창업주 런정페이는 1.1%만 보유하고 있다. 궈핑 회장은“MS의 빌게이츠나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CEO이자 대주주이지만 런정페이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모델을 창조했다”면서 “대부분의 직원이 석·박사인데, 지분을갖고 있기에 회사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지 고민한다”고 소개했다.

화웨이가 중국 국민에게 크게 환영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매년 1만 명 이상 대졸 신입을 뽑아 취업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지방에도 공장을 지어주며, 성실히 세금을 납부한 덕분이 아니겠는가”라면서 “기존의 소수에게 국한된 통신 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보급시킨 점, 산간에 보편화한 점을 정부가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분간 증시에 상장할 생각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기업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도입한 화웨이 둥관 공장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P시리즈와 메이트 시리즈가 만들어진다. 스마트공장 솔루션이 도입돼 부품 구비부터 글루잉(풀칠), SMT(풀칠한 기판 위에 부품을 붙이는 공정) 등 회로기판(PCB) 조립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자동화돼 있다. 직원 1명이 이 업무를 전부한다. 화웨이 제공
한편, 최근 애플과 퀄컴의 분쟁 타결에 대해서는 “우리도 5G 단말 칩셋을 잘 만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할지가 관건”이라면서도 “단, 칩셋을 납품하는 건 우리에게 우선순위로 고려되는 핵심 비즈니스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플과 퀄컴이 극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5G 칩셋에서 양사가 잘해보자는 화해의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화웨이의 5G 표준필수특허 보유와 5G표준개발 기술기여도(출처: 화웨이)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