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함께 사업비 일체를 미리 준비했다. 경쟁사는 입찰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HKS라는 업체의 이름만 빌려왔다. 재건축 대상 단지에 와보지도 않고 설계를 할 수 있나?”(GS건설 홍보물)
건국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인 서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자존심을 걸고 조합원들 표심잡기 경쟁에 나섰다. 지난 22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신반포로 양쪽으로 주욱 늘어선 공인중개사 사무실 20여곳에는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이들 건설사에서 제작한 홍보책자가 비치돼 있거나 인쇄물이 창에 붙어 있었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028260)을 제외한 9개 대형 건설사가 지난달 20일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잠재적인 입찰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재 사활을 걸고 달려든 곳은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이다. 사실상 2파전이다.
이날 무작위로 사무실을 방문해 만난 부동산 중개인 8명 중 절반은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질문 자체에 손사래를 치며 답변을 거부했고 나머지 절반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며 섣부른 예측을 피했다. B공인 대표는 “대체로 연세가 많으신 조합원들은 ‘현대’라는 이름에 신뢰를 하는 편이고 젊은 분들은 GS가 그동안 이 동네에서 보여줬던 모습에 점수를 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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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설계뿐만 아니라 순조로운 재건축 사업 진행을 위한 자금력과 신뢰도에서 강점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초기 사업비가 약 1조7000억원 투입되며 이주비(약 3조8000억원), 중도금 대출(약 2조1000억원)에 대한 시공사 보증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의 풍부한 사업 경험을 장점으로 내걸고 있다. 10년 전 입주한 반포자이는 대한민국 고급아파트의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했고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잠원동 신반포자이와 내달 분양하는 반포동 신반포센트럴자이(신반포6차 재건축)도 주목받는 단지다.
N공인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설명하기도 하지만 중개업소들에도 휴지나 자양강장 음료를 들고 정기적으로 찾아와 자기 회사를 지지해 달라고 사정한다”며 “조합원들 마음은 잘 모르겠다. 팽팽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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