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꾸만 드러나는 해외탈세 정황들

  • 등록 2016-04-28 오전 6:00:00

    수정 2016-04-28 오전 6:00:00

국내 방산 대기업들이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와 거래한 계약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최근 국제탐사언론인협회와 공동분석을 통해 조세회피처에 회사를 세운 한국인 195명의 이름을 확인한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추가 폭로다.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더 확인할 필요가 있겠지만 파나마 법률회사의 유출자료에서 드러났다니 사실 자체만큼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현대로템 등 쟁쟁한 회사들이 거명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삼성테크윈은 2001년 K-9 자주포를, 현대로템은 2009년 K-2 흑표전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터키의 유령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돼있지만 사실 같은 회사라는 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한때 코오롱의 탄약수출을 중개하는 등 국내 다른 업체들과도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왔다고 한다.

이들 두 회사의 계약 상대방인 ‘KTR 리미티드’가 스위스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데다 회사 주주가 무기명으로 돼 있고 이사들이 차명 서비스에 전문으로 이름을 빌려주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도 뭔가 석연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회사 주소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현 씨가 페이퍼컴퍼니를 등록한 버진아일랜드의 같은 빌딩이라는 사실도 그러하다.

과거 하이닉스 자회사였던 하이디스 매각 과정에서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뒷거래가 오갔을 것이라는 정황도 새로 드러났다. 당시 하이디스 최병두 사장과 중국인 한궈젠(韓國建) 씨가 각각 1주씩 소유하는 형태로 설립한 ‘C&H 트레이딩’이 그 근거다. 하이디스가 중국 BOE그룹에 매각되고 5개월 뒤인 2003년 4월에 설립된 회사다. 더욱이 한궈젠 씨는 하이디스를 인수한 BOE그룹의 임원이었다.

국내 기업이나 부유층의 해외 탈세는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이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탈세혐의도 조세회피처를 통한 것이었다. 상호출자제한 대상 33개 대기업그룹이 조세회피처에 240개의 역외법인을 설립했다는 사실이 이미 확인됐고, 국제탐사언론인협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도 ‘KOREA’로 검색된 자료가 모두 1만 5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 당국의 엄정한 조사가 따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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