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에 자동차株 멈출까, 달릴까

현대차·기아, 최근 한달 14.2%·6.2%↓
트럼프 보편관세·IRA폐기 등 공약에 우려↑
'중국 견제'에 방점, 수혜 전망도
  • 등록 2024-11-12 오전 5:20:00

    수정 2024-11-12 오전 5:20: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자동차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보편 관세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 등이 국내 자동차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우려와 ‘중국 견제’에 방점을 둔 정책이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공존하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현대차(005380) 주가는 14.2% 급락했다. 기아(000270)의 주가도 6.2% 하락했다. 이는 미국 대선을 전후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2기에서 대표적인 수출주인 자동차 업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영향이다.

보호 무역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산에는 6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84억 5000만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370억 1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은 현대차와 기아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 한국 공장에서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물량을 유지하며 보편 관세 10%를 모두 비용 처리할 경우, 영업 손실은 각각 2조 700억원, 1조 8000억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IRA 폐기 공약도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을 통한 IRA 보조금 혜택을 기대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를 지었는데 이 전략에 대한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과 발언들이 전부 현실화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에는 전반적으로 중립 이하의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모두 현실화되긴 쉽지 않고,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중국 견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국내 자동차 업체에 오히려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도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방국인 한국에 대한 관세 적용은 한미 FTA 위반 사항으로, 과거 트럼프 1기와 마찬가지로 차후 대응을 통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강력한 억압과 제재, IRA 정책과 연비규제 폐지를 예고했다”며 “이는 전통 완성차 업체에 중국 전기차와의 기술격차 축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단 평가도 제기된다. 조희승 iM증권 연구원은 “감익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며, 연말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의 하방을 다져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 하락은 장기적 관점의 매수 기회”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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