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중소기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매출이 줄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석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빠듯한 사정에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는 최장 9일간의 휴가와 상여금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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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연차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대기업에 속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대기업이 60.7%로 가장 많았으며 △중견기업(50.2%) △공공기관 및 공기업(40.0%) △중소기업(37.5%) 순으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연차 사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들은 상여금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5일부터 16일까지 중소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7.3%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매출부진, 원·부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자금 사정 악화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추석 자금사정이 지난해 추석보다 곤란하다는 응답은 25.6%로 나타났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58.4%를 차지했다.
연휴를 반납한 채 생업에 매달리면서도 매출에 대한 기대감은 낮게 나타났다. 추석 연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는 47.6%로 지난해 동일 조사(51.1%)보다 소폭 하락했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큰 폭의 매출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만성적인 내수부진과 고금리 장기화로 4곳 중 1곳 이상의 중소기업이 추석 명절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내수 활성화, 납품대금연동제 의무 도입 등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