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조직개편 논란…문화유산센터 없어지나

인천시 요구로 문화재단 내년 조직개편
문화유산센터, 정책연구실로 통합 방침
예술인 "센터 사업 없애려는 의도" 반발
재단 "센터 기능은 유지, 문제될 것 없어"
  • 등록 2023-12-21 오전 6:00:00

    수정 2023-12-21 오전 6:00:00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문화재단이 내년 문화유산센터를 정책협력실과 통폐합하기로 논란이 일고 있다. 예술인들은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문화유산센터와 정책협력실의 업무 영역이 서로 다른 점을 고려하지 않은 원칙 없는 통합이라고 비판했다.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20일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민선 8기 인천시로부터 조직 간소화에 대한 요구를 받고 올 1월부터 조직개편을 준비했다. 지난 1일에는 조직개편안을 담은 ‘직제 및 정원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조직개편 시행일은 내년 1월1일로 예정했다.

재단은 인천시에 규정 개정안 승인을 요청했고 시는 최근 이종구 재단 대표이사가 사직서를 낸 상황 등을 고려해 조직개편 시행일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직개편은 기존 2실(감사실, 정책협력실), 4본부 체계를 1실, 2본부, 3팀으로 바꾸는 것이다. 감사실은 폐지하고 해당 기능을 경영본부 산하 경영지원팀으로 통합한다. 정책협력실은 지역문화본부 산하 인천문화유산센터와 합쳐 정책연구실(문화유산센터)로 개편한다.

예술인들은 문화유산센터를 폐지하면 인천지역 역사문화유산 발굴·조사·연구·정책 개발 등의 업무가 위축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유산센터는 지난 2013년 문을 연 강화고려역사재단이 2017년 인천문화재단으로 통합되면서 만든 조직이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이 했던 역사문화유산 연구 등을 이어가기 위해 센터를 만든 것이었다. 이후 이 센터는 △인천 문화유산 아카이브 구축·운영 △인천역사 자료 수집 △지역사 기획연구와 학술회의 △생활문화유산 조사·연구 등을 통해 인천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연구 성과를 쌓았다.

하지만 이 센터가 폐지되고 정책연구실로 기능이 통합되면 센터장 자리가 사라지고 센터 직원들이 정책연구실에서 근무하면서 기존 센터 사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천의 미술가 A씨(54)는 “문화정책 연구·개발 등을 맡은 정책협력실을 센터와 통합해 정책연구실로 만드는 것은 조직의 고유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억지 꿰맞추기식 조직개편이다”며 “센터 사업을 약화시키거나 없애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5개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직개편은 인천시가 역사문화를 얼마나 홀대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며 “문화유산센터의 졸속 폐지에 반대한다”고 표명했다.

이에 재단측은 “정책연구실로 통합해도 센터 기능을 유지한다”며 “센터의 내년 연구사업 등도 그대로 진행할 것이다.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정책연구실에서 문화정책 연구와 역사문화유산 연구 등을 같이 하기 때문에 연구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다”며 “이번주 안에 조직개편안이 담긴 재단 규정을 승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구 대표이사의 의원면직이 결정되면 신임 대표이사 공모 등을 거쳐 내년 2월 이후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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