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고액 자산가 모시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인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 다각화의 일환으로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리테일(개인영업) 부문의 맞춤형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판교 비즈 플러스 금융센터는 다른 지역에 비해 영리치(젊은 부자) 비중이 높은 점에 초점을 맞춰 IT·BT 기업 최고경영자와 고소득 임직원 등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기업대상으로 자산운용·자금조달 컨설팅과 연금제도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법인고객에게는 연금서비스도 지원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테크기업의 잇단 상장으로 우리사주를 보유했던 임직원들이 거액의 차익을 실현하고 있어 판교 지역 특성에 맞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예탁 금융자산이 10억원을 넘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SNI BLUE’라는 PB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증권업계 최초로 도입한 초고액자산 고객 전용 ‘ SNI(Samsung & Investment) 서비스’보다 연령과 자산 기준(예탁 금융자산 30억원)이 낮아진 게 특징이다. 스타트업이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창업 후 지분 매각,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고액 자산가가 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세무, 부동산, 기업 솔루션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의 관리 지점을 두지 않고, 어디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멤버십 제도라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리테일 부문이 다시 수익원으로 떠오르게 되자 초고액 자산가 시장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기존에는 자산 규모에 초점이 맞춰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자산과 연령대를 세분화하거나 특화한 방식의 서비스, 점포가 증가하고 있어 증권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