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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이승현·박미애·김현식 기자] 잊혀졌던 ‘일상의 회복’이 현실화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져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막혀 손님이 끊기다시피 했던 여행과 항공 등 유관업계 종사자들, 사실상 K팝 콘서트가 금지되면서 일을 할 수 없었던 공연스태프들이 하나둘씩 근로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오랜 기간 무급 또는 유급 휴직으로 버텨온 이들이다.
이들의 업무 복귀는 대중이 코로나19로 그 동안 즐기지 못했던 소비산업 분야가 재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정부가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협약을 추진하고 7월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행하기로 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올가을에는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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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면제·트래블버블 …‘훈풍’ 부는 여행업계
다수의 여행사들이 휴직 직원의 복귀를 서두르며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하반기 해외여행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재정비를 하고 있다. 눈에 띄게 늘어난 여행수요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이다. 항공사와 좌석 협의, 현지 호텔·교통편·식당 등 섭외, 여행상품 홈페이지 등록, 홈쇼핑 등을 통한 판촉활동, 고객 응대 등 업무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이들 여행사의 설명이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 등을 발표하면서 여행 수요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부가 7월부터 추진 중인 트래블버블의 대상국까지 정해진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을 대비해 본격적으로 업무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4월부터 필수인력 70명을 제외한 270명이 유급 또는 무급휴직을 진행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홍보부장은 “6월 말까지 앞으로 30명을 추가 출근시켜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7월 이후 예약 상황에 따라 추가 출근 또는 정상화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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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채용 늘리며 채비 서두르는 항공업계
최근 국제선 이용객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는 항공업계도 채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인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19만97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7924명) 대비 44.8%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24일부터 인천~사이판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이 노선을 중단한 지 무려 1년 4개월 만이다. 에어서울은 8월 12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 운항하기로 했다. 또 홍콩과 일본, 베트남 노선 운항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괌과 사이판 노선을, 에어부산은 9월부터 괌 노선 운항 계획을 세우고 내부적으로 운항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11월 출발하는 인천~괌 노선 항공권을 지난달부터 판매해온 대한항공은 상황에 따라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트래블버블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해외여행객뿐 아니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향후 대상국가 확대와 백신여권에 관한 협의도 신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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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백신 인센티브, 관객이 돌아왔다
영화계와 공연·예술계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으로 7월부터는 최대 5000명까지 공연장 입장이 가능해져서다. 공연계는 ‘소소티켓’(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 사업과 백신 인센티브로 여름 성수기 관람객을 공연장으로 불러모은다는 계획이다.
극장가에서는 각종 신작 대작영화 개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름 텐트폴 영화의 개봉을 위해 총 제작비 50% 보전이라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건 극장업계, 유료방송업계의 조치도 극장 매출 정상화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가요계의 반응도 따라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K팝 콘서트와 대중음악공연이 거의 전무해 관객들의 갈증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의 대규모 공연은 없지만, 임영웅 등이 출연하는 ‘미스터트롯’ 콘서트와 나훈아 콘서트 등 수천명이 모이는 공연 개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일자리를 잃었던 무대·조명·음향 스태프들도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콘서트 전문 연출가인 신원규 플랙스앤코 감독은 “기술력을 갖춘 전문 인력들이 공연 연기와 취소가 계속되는 상황을 버티고 버티다 올 초쯤 업계를 많이 떠났다”며 “이번 완화 조치로 콘서트 개최 움직임이 활발해져 빠져나갔던 인력이 업계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다”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