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통일부 출입 기자단과 오찬 장소에서 이 같은 지적을 받고 젓가락을 놨다. 쏟아지는 기자들 질문에도 식사를 이어가던 조 장관은 해당 질문엔 식사 대신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어 “제가 드리는 말씀이 과거 (통일부)와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건 그럴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순순히 인정했다.
새 정부 들어 보수 정권 9년과는 다르게 남북 관계가 전환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경색된 남북 간 관계는 풀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우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대응하며 더욱 사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얼마전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발언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송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전술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소신을 밝혔다. 전술핵의 당위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송 장관이 국방부 장관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난달 29일 김의도 통일부 기획조정실장은 2018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협력기금이 1조원 가량 편성됐지만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 지난 정부에서는 6~7%밖에 집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남북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가 600억~700억원의 협력기금만을 활용하는 부서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