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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길어진 주택시장..설 연휴에 쏠리는 눈
최근 들어 한파가 주춤해졌지만, 주택시장의 냉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이 6주 연속 제자리에 머물렀습니다. 한국감정원이 2013년 1월부터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발표한 이래 최장기간 보합입니다. 전세난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도 집값이 6주 동안 제자리를 지킨다는 점은 확실히 집 매매를 하는 수요가 이전 같지 않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민간 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분양개시일로부터 3~6개월)은 87.1%로 전분기(87.7%)대비 0.6%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2분기 92.2%를 기록한 이후 계속된 내림세인데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집사기를 망설이는 움직임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지난해 아파트 인허가와 분양 실적을 놓고 공급과잉이다는 의견과 아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수요자들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교통 호재일 것입니다. 내가 사는 지역이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점은 집값에 큰 영향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지난 4일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 등을 담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2025년에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을 가능하게 하고 대한민국 전 지역을 2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게 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10년 후면 ‘전국 단일 생활권 시대’가 열리는 것인데요.
수도권은 3개의 광역급행철도(GTX)를 포함해 모든 지역을 광역철도로 연결합니다. GTX는 A(고양 일산∼서울 삼성역)·B(인천 송도∼서울 청량리역)·C노선(의정부∼산본 금정역) 등 3개 노선으로 나눠 올해부터 본격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GTX 노선이 개통하면 서울역에서 일산신도시까지는 13분, 화성 동탄신도시 23분, 송도 23분, 의정부는 8.4분대에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지방도 예외가 아닌데요.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사업에 이어 춘천~속초선(94㎞), 원주~강릉 고속화전철사업((120㎞) 등도 추진된다. 이 사업이 끝나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2시간대 주파가 가능해집니다.
주목할 점은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이러한 대책을 발표했다는 점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서민 경제와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며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관련 공약을 쏟아낼 것입니다. 오는 5월께 최종 확정안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결국 총선용 땔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기대와 우려가 겹쳐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가계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 집 마련에 대한 시각은 냉정해야 합니다. 예년보다 길어진 설 연휴 기간에 가족끼리 나눌 부동산 시장 ‘작전타임’은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지역을 꼼꼼히 되짚어 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연휴가 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