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설, 유니크레딧 자본 확충용 유상증자의 엄청난 할인률, 프랑스 국채입찰 우려 등 유로존 악재가 쏟아졌지만 시장은 그다지 출렁이지도 않았고 약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라자드캐피탈마켓의 아트 호건 주식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라며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지표는 추세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이 덕에 유로존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연초랠리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도 자리잡고 있다.
특히 도이체방크의 빙키 채다 미국 주식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로존 악재라는 오래된 시장 구도가 유효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 상승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주식이 너무 싸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물론 리스크가 아주 많은데 우리가 리스크와 가치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가 판단해야 하며 리스크는 줄어든 쪽이고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 악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함을 유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쉐퍼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라이언 디트릭 스트래티지스트는 "어제 아주 좋은 랠리를 보였지만 오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을 짓눌러오던 악재들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며 "유로존 유동성 이슈는 다시 부각될 것이고 시장은 당분간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유럽 이슈가 잦아들면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부각될 것이고 연말까지 지수는 15%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스트래티지스트는 "공장주문 지표에서 확인했듯이 지난해 10월 이후 재고 비축에 따른 경제지표 개선은 좀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스페인 관련 악재가 새롭게 나온 만큼 유로존 국채시장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