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기술주 매수 타이밍인가?

  • 등록 2002-06-03 오전 8:56:25

    수정 2002-06-03 오전 8:56:25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기술주는 미국의 투자자들에겐 참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종목이다.나스닥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때 투자자들에게 몇배의 차익을 가져다 준 것도 기술주요,이후 나스닥이 고점을 찍고 추락하면서 반대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도 기술주다.지금도 기술주들은 나스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와 좌절을 대변하고 있다.

흔히 주가가 적정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빠지면 "매수 타이밍"이라고 한다.주가와 밸류에이션의 괴리도가 커지면 그만큼 가격 메리트가 생기기 때문이다.주가와 펀더멘탈을 단순비교했을 때 기술주들은 이제 빠질만큼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렇다면 지금 기술주들을 살 때인가?

분명 많은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들은 4분기부터 기업들의 자본지출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기업들의 자본지출이 증가하는 것은 기술주들에 큰 호재다.기술주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기술주들은 그러나 번번이 랠리의 문턱에서 죄절하고 있다.지난 주에도 오라클 노벨러스시스템 등과 같은 주식들이 급락하며 기술주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그렇다면 왜 현재 기술주는 상승의 모멘텀을 잡고 있지 못할까.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긍정적인데 반해 실제 주식을 사는 펀드매니저들은 기술주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같다.

기술주들의 실적이 올해 4분기엔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공감대인 것은 사실이다.회복된다는 사실 자체엔 펀드매니저들도 동의한다.그러나 기업의 펀더멘탈을 분석(애널리스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주식을 실제 사고 파는 입장(펀드매니저)이 되면 보다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한마디로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 기술주를 사서 4분기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기엔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너무 크다고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은 입을 모은다.지금부터 4분기까지의 4-5개월은 "긴 시간"이기 때문이다.DLB테크펀드의 제이 모렌시 펀드매니저는 "모든 랠리는 경기회복이 이제 막 시작될 것이란 기대속에서 출발해서 시장이 여전히 낙관적일 때 끝난다"고 밝혔다.요는 4분기 전에 기술주를 사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밸류에이션 문제 역시 기술주에 대한 매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시스코와 같은 대형 기술주들은 사실 펀더멘탈에 대한 검증은 끝난 주식들이다.그러나 이같은 주식들 조차 많은 펀드매니저들은 매수를 꺼린다.너무 비싸다는 이유에서다.얀센 펀드의 펀드매니저인 로버트 자그니스는 "인텔이나 시스코와 같은 주식들을 사본 일이 없다"며 "이들은 너무 비싸 보인다"라고 강조한다.

기술주들이 여러가지 악재에 많이 시달리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호재성 뉴스가 없다는 점도 골칫거리다.조금 랠리를 보일만하면 갑자기 "기술주에 대한 실적 우려"가 시장의 중심뉴스로 부상한다.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인들 악재가 다발하는 종목을 사고 싶을까?

지난주 컨퍼런스콜을 했다가 주가가 급락하고 만 노벨러스시스템이 대표적인 케이스다.노벨러스시스템은 지난주 화요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의 긍정적인 실적전망은 물론 주문과 출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노벨러스는 하반기 상황에 대해선 구체적인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고 투자자들은 이점에 주목했다.많은 호재속에 가려진 한가지 악재가 모멘텀을 작용하며 노벨러스는 수요일 정규거래에서 7% 급락했다.

USAA 과학 기술펀드의 커트 로만 펀드매니저는 "돈 좀 더 벌어보겠다고 기술주를 공격적으로 매수했다가 신경과민이 되고 싶지는 않다"며 "현재의 투자환경은 여전히 모멘텀 투자이지만 기술주들은 그것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보다 중요하고 본질적인 이유도 있다.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아직도 너무 높다는 것이다.다시 노벨러스의 예를 들어보자.노벨러스 시스템은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주문이 2억7500만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는 지난 4월 15일의 전망치인 2억5000만달러에 비해 2500만달러나 늘어난 것이다.그러나 결과는 주가하락으로 나타났다.투자자들의 기대치는 "2억8500만달러에서 3억달러"수준이었기 때문이다.

3분기가 전통적으로 기술주들의 실적이 침체되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지금 기술주를 매수하기 위해선 계절적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펀드매니저들이 기술주를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서밋 에베레스트 펀드의 제임스 맥글린 펀드매니저는 최근 루슨트테크놀로지와 AT&T와이어리스 등을 매수했다."이들 주식들이 10달러 이하면 언제든지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제임스 맥글린은 강조한다.물론 펀드내 기술주 비중이 아직은 7% 정도 수준에 불과하지만 올해 초의 5%에 비해선 기술주의 편입비중을 상당히 높였다.제임스 맥글린은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아직 수요 회복의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그만큼 잠재력이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월가의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기술주의 적극적인 매수를 꺼리고 있다.투자의 정석은 "추세를 확인하고 나서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그러나 기술주의 경우 이같은 추세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펀더멘탈과 주가엔 항상 시차가 생긴다는 것도 기술주 투자자들의 유의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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