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어떻게 하라는 건지"…엇갈리는 증권사 의견

하나 “배당락 이후 재료 부재·실적 우려에 매도”
대신 “기말·분기 배당금에 자회사 성과 주목돼”
투자자 분통 “리포트와 달리 외인 순매수 왜?”
“증권사의 기업 분석, 긴 안목·종합 접근 필요”
  • 등록 2023-12-29 오전 6:00:00

    수정 2023-12-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KT를 두고 증권사 간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4월 결산 배당과 5월 분기 배당을 앞두고 증권가에서 180도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조지수)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하나증권은 ‘통신장비주 이젠 보유자가 유리한 게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1월에 통신 서비스주를 적극 줄이고 통신장비주 비중을 크게 늘려 나설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4분기 실적 프리뷰(기업전망) 기간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통신주 비중을 낮추라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032640)KT(030200)가 4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인데, 투자자들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1월부터 국내 통신3사의 이익추정치 조정이 본격화하며 수급이 불안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가 상승을 위한 재료 부재 속에 통신주가 흘러 내릴 가능성이 높아 배당락 회복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통신주 가운데 투자 매력도가 가장 낮은 종목으로 KT를 콕 찝었다.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이동통신 매출액 감소 추세가 지속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반 경비의 증가를 감안했을 때 내년 본사 영업이익 감소가 유력하다는 점도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손꼽았다.

앞서 김 연구원은 지난 21일 LG유플러스와 KT에 대한 중립 의견을 제시한바 있다. 다만 보고서 제목에서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1월에도 주가 전망은 어둡다’는 제목을 달았지만, KT에는 ‘이걸 굳이 왜 사요?’라며 매도 의견에 가까운 제목을 붙였다.

반면 대신증권은 KT에 대해 기말, 분기 배당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점에 주목했다. KT는 지난 10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통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분기 배당도 도입한다. 이에 따라 KT 주주들은 내년 4월과 5월에 결산배당금과 분기 배당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당배당금(DPS)은 2000원, 내년은 2100원, KT의 최소 보장 DPS는 1960원이 될 것”이라며 “올해 기말 배당과 내년 1분기 배당을 고려하면 4개월 투자로 7% 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자회사 성과가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3분기 기준 자회사 이익 기여는 1300억원으로 팬데믹 이전 1000억원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자회사의 꾸준한 이익 상승은 KT의 배당재원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대신증권을 비롯해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KT에 대한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가 KT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자 투자자들과 업계는 모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개인 투자자는 “KT 관련해 배당락 이후 주가 상승을 유도할 만한 재료가 없다는 리포트가 나왔다”면서 “그런데도 외국인들은 오히려 팔지 않고 계속 순매수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하는거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9월까지는 구조조정으로 실적 하락을 우려했다”며 “불과 한 달여 뒤 신임 경영진이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자, 과다한 영업비용 지출이라는 약점이 해결되기 어렵다고 밝혀 분석이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 분석을 할 때 긴 안목으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보니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가져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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