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소문난 잔치 되나…힘빠지는 로봇株

두산로보틱스, 상장 첫날 대비 20%↓
레인보우로보틱스, 상승분 반납에 코스닥 시총 10위권 밖으로
약세장에 상장 모멘텀 소멸 탓
"두산로보틱스, 공모가 이미 고평가…제자리 찾는 중"
"로봇주 투심 꺾여…당분간 주가상승 모멘텀 부족"
  • 등록 2023-10-19 오전 5:40:00

    수정 2023-10-19 오전 5:40: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하반기 주도주로 주목을 받았던 로봇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2배 이상 뛴 뒤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기존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도 상승 동력이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벤트가 소멸한 데다가 증시도 약세장 전망으로 기울고 있어 당분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전 거래일보다 1300원(3.07%) 내린 4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코스피 입성 첫날 종가는 5만1400원으로 8거래일 만에 20%나 빠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 2만6000원에 상장해 이날 기준 주가 상승률이 58%에 이른다. 첫날에는 장중 6만7600원을 찍으며 공모가 대비 160%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상장 이벤트가 소멸하면서 더 이상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도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며 8월 말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상반기부터 로봇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테마로 떠오른 가운데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11일 장중 24만2000원을 터치했다. 시가총액은 4조900원(9월11일)을 기록, 코스닥 시총 6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 재료가 소진되면서 주가가 고점보다 40% 가까이 떨어져 현재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부처 이날까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각각 1254억원, 1115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역시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34억원, 17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로봇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 고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로봇주가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고금리 장기화 지속 가능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투심이 꺾이며 당분간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로봇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금리가 오르면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져 기업가치가 하락한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에서 이미 고평가돼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로보틱스 공모가는 2026년 순이익에 비교집단 평균인 주가수익비율(PER) 38배를 적용해 산출했다. 올 상반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탓에 일각에서는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공모가도 싸게 책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상장 초반에만 반짝 급등한 것”이라며 “로봇 테마에 대한 기대감에 고평가를 받은 만큼 당분간 큰 폭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주는 단기적 주가상승 모멘텀은 부족하다”며 “다만 정부가 연내 발표 예정인 ‘첨단로봇 산업전략 1.0’ 정책에 따라 투심이 회복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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