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명 중 1명 '1인가구'…소득 찔금 오를때 생활비 부담 2배↑

서울시, 1인가구 3000명 대상 실태조사 완료
삶 만족도는 높지만 위급상황 대처는 어려워
4년새 월소득 12만원↑·생활비는 2.7배나 올라
  • 등록 2022-05-10 오전 6:00:00

    수정 2022-05-10 오후 9:33:4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매년 월 평균소득 증가율 보다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어 실질 소득은 되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월세로 사는 1인 가구 3명 중 1명은 주거와 관련한 비용이 소득의 20~30%를 초과해 주거비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서울시 1인가구 비율 변화 추이.(출처=인구주택총조사)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인가구 실태와 정책 요구도를 파악해 맞춤형 정책 발굴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나홀로 사는 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1차 조사에 이은 두 번째다.

서울에 거주하는 1인가구 수는 전체 398만가구 중 139만 가구(2020년 기준)로 전체의 34.9%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자를 성별로 나누면 남성 1444명(46.9%), 여성 1635명(53.1%)으로 여성 비중이 더 많았다. 세대별로는 청년 1504명(48.9%), 중장년 1007명(32.7%), 노년 568명(18.5%)이다.

조사 결과 전체가구 대비 1인가구 비율이 서울시 평균(34.9%) 보다 높은 행정동은 총 168곳(평균 39.5%)이다. 1인가구 비율이 절반 이상인 행정동도 38곳(8.9%)이다. 자치구별로는 관악·종로·중구 등에서 1인 가구의 밀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1인가구 밀집지역 현황(단위:%)
응답자 중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조사 대상자 중 36.8%는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어 했으며’, 이 중 23.6%는 ‘평생 1인가구로 살아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유로운 생활 및 의사결정,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 등이 만족도가 높다고 꼽은 주된 이유였다.

1인 가구에 대한 차별·무시·편견 등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2017년 53.0%에서 2021년 15.8%로 부정적 인식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의 경우 2017년 조사 대비 12만원 가량 상승한 반면, 월평균 생활비는 43만원(2.7배)이 증가해 실질 소득은 4년 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19만원으로 다인가구 균등화 월소득(305만원)보다 86만원 적었다. 전체 10개 가구 중 7개 가구(69.3%)는 중위소득 100% 이하에 분포됐다.

1인가구 만족도 조사.(단위:%)
1인가구의 곤란하거나 힘든 점.(단위:%)
1인가구가 혼자 살면서 가장 곤란하다고 느낄 때를 묻는 질문에는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 (35.9%)는 응답이 많았다. 또 전체의 85.7%는 ‘혼자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주거 관련해 1인 가구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 관련해서는 1인 가구 10명 중 7명이 ‘주택매물 부족(35.6%)’과 ‘주거지 비용 마련의 어려움(35.5%)’ 등을 경험했다. 1인 가구의 절반(54.1%) 가량은 ‘주거비 부담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거비 과부담 비율 또한 30.9%로 서울시 다인가구보다 16.8%p(포인트) 더 많았다. 임차 거주 가구의 30.9%는 월소득 대비 월 주거비가 20~3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인가구 소득 조사 결과.
아울러 시는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중장년 1인가구의 주거실태에 대한 심층 조사도 병행했다. 중장년 밀집지역(2개 지역)과 청년 및 중장년 혼합지역(2개 지역), 비교군(1개 지역)등 5곳을 선정해 가구 및 건물조사, 인근 생활시설 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 결과 밀집지역 중장년의 월평균 소득은 116만원으로 5개 조사지역 평균(182만원)의 63.7%에 그쳤다. 중장년 1인가구의 절반 이상(57.6%)이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노후를 대비하기에 매우 불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집지역의 중장년층 심각한 사회적 고립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말 저녁에 혼자 식사하는 비율이 93.2%로 매우 높았으며, 조사지역 전체 중장년 1인가구의 3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 내 접촉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선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1인가구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건강·안전·고립·주거 등 4대 안심정책에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생활밀착형 맞춤 정책을 발굴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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