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제 작가 "역사 매력에 빠져 농부처럼 글썼죠"

역사소설 '왕은 안녕하시다 1,2' 출간
1986년 등단 이래 30여권 집필…'농부 작가'로 불려
"과거 사람들의 삶·생각 소설통해 만나보길
한문장씩 나아가며 차기작 준비 중"
  • 등록 2019-01-15 오전 6:00:00

    수정 2019-01-15 오전 6:00:00

성석제 작가는 “같은 땅에서 태어났지만 옛날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며 “예전에 일어났던 일이 현재에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는 살아있는 과거다”고 말했다(사진=문학동네).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이나 사람을 조명하다 보면 그 맥락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들어갈 땐 그냥 들어가도 나올 땐 마음대로 나올 수 없다. 그만큼 역사는 매력이 있다.”

1986년 등단한 이래 소설·에세이·산문 등 전방위적인 글쓰기로 집필한 책만 30여 권이 넘는다. 성석제(59) 작가가 문단에서 ‘농부 작가’로 불리는 이유다. 작품마다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녹여내며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그런 그가 ‘투명인간’ 이후 5년 만에 역사소설 ‘왕은 안녕하시다 1,2’(문학동네)로 돌아왔다. 2003년 ‘인간의 힘’과 2006년 ‘집필자는 나오라’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역사 소설이다.

성 작가는 “과거의 일이란 건 마치 실험실의 모형처럼 현재에도 보탬이 된다”며 “역사를 박제된 과거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조상의 얼을 되살려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소설을 썼다”고 집필계기를 밝혔다.

△왕실 권력다툼 흥미롭게 풀어내

‘왕은 안녕하시다’는 조선 숙종 시대를 배경으로 내키는 대로 살던 파락호(난봉꾼) 성형이 고귀한 세자(숙종)와 의형제를 맺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숙종 시대는 정치적 격변의 진통 속에서도 경제적 발전이 두드러졌던 시기다.

“소설에 나오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연려실기술’ ‘박태보전’ 등 여러 역사서를 참고해서 썼다. 조선은 기록으로만 보면 굉장히 가난하고 전염병과 가뭄·홍수 등 악조건속에서 살아왔다. 그런 나라가 무려 500년이나 지속이 될 수 있었던 점이 흥미롭다. 요즘에는 겨울에 ‘롱패딩’이 유행한다지만 당시 군사들은 추우면 몸에 덮을 수 있는 ‘가마니’를 나눠줬다. 견고한 신분사회에서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고, 어떤 걸 느꼈는지 잠시나마 느껴보는 것도 재밌을 거다.”

당쟁만 일삼는 무능한 신하들의 모습이나 왕실의 권력다툼 등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성 작가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현대는 SNS가 발달하고 인터넷 상에서 익명성도 보장한다지만, 조선 시대는 말 한마디를 잘못하면 목이 날아가기도 했다. 3족을 멸할 수 있는 무서운 상황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자신의 입장을 견지했다. 왜 그랬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올곧은 성품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차기작 ‘박차’ 소재 역사소설

농부 작가답게 벌써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고구려에서 시작한 승마기술인 ‘박차(拍車)’를 소재로 또 한번 역사소설에 도전한다. 성 작가는 “다음 작품은 7세기를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스케일이 될 것 같다”며 “아직은 막연해서 진흙같은 재료를 가지고 손 안에서 굴리면서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소설로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작가들이 집중해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지난해부터 소설을 쓸 때 ‘연희문학창작촌’을 이용하고 있는데 다음 소설을 쓸 때도 이용하려 한다. 내 속에 ‘농부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 하하. 자연스러운 계절의 순환으로 벼가 자라듯이 내안의 문학적 본성이 소설로 나와 독자들에게 다가가면 그걸로 족하다. 예전에는 한꺼번에 물총 쏘듯이 쓰고나서 후회하는 일이 많았는데, 지금은 한문장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보병처럼 글쓰기를 하고 있다.”

성석제 작가(사진=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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