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채, 마용성도 있다'… 경매시장서 강남4구 제쳐

용산구 후암동 단독주택 100명 넘게 경합
개발 호재·직주급적 매력 부각에
마용성 물건당 응찰자수 16.6명 몰려
강남4구 평균 9.5명보다 훨씬 더 많아
  • 등록 2018-08-09 오전 5:00:00

    수정 2018-08-09 오전 5:0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함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서울 부동산 경매법원에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서울 내에서도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간 온도차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지역 주거용 부동산(아파트·단독·연립·다세대주택 등)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물건당 5.97명으로 작년 7월(7.7명) 이후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물건당 4.24명 이후 3개월째 증가세다.

“내가 제일 잘 나가”… ‘마용성’, 강남4구보다 낙찰가율 더 높아

경매 참가자들은 특히 인기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부동산에 많이 몰렸다. 마용성 소재 주거용 부동산 경매에는 1건당 평균 16.57명이 참여했다. 전월(3.45명) 대비 4.8배 수준이다.

지난달 17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7계에 나온 용산구 후암동 소재 단독주택(토지 39.4㎡, 건물 98.2㎡)은 무려 105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2억8376만원)보다 2배 이상 비싼 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소재 부동산 경매에서 응찰자 수가 100명을 넘은 것은 10년만이다. 올 들어 전국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달 마용성 지역 주거용 부동산 물건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덩달아 뛰었다. 전월(102.23%)보다 5.58%포인트 높은 107.81%를 기록한 것. 지난 1월(107.91%)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다.

강남4구에서도 지난달 주거용 부동산 경매 물건에 평균 9.54명이 응찰해 지난 1월(12.4명) 이후 반년만에 입찰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달로 기록됐다. 6월 5.15명과 비교하면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낙찰가율도 99%를 기록했다.

송파구 풍납동 미랜드퀸 아파트 전용 84.4㎡는 감정가 4억1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5억2000만원을 써낸 새 주인에게 돌아갔다. 낙찰가는 현재 시세 수준으로 낙찰가율은 127%에 달했다. 이 물건에는 12명이 응찰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40가구 규모의 ‘나홀로’ 아파트이지만 초등학교와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가 바로 붙어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서초구 신원동 서초포레스타6단지 전용 60㎡는 감정가(7억7400만원) 대비 119% 수준인 9억237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 수는 21명이었다. 이 단지 비슷한 면적대가 연초 8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최근 9억원대 중반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낙찰자 박모씨는 감정가에 1억5000만원을 더 얹었지만 최근 실거래가보다 저렴하게 취득한 셈이다.

마용성이 낙찰가율과 평균 응찰자수 모두 강남4구를 제친 것은 작년 8월 이후 11개월만이다. 그동안 경매 참가자들은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한 강남4구에 열광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용산 개발 호재, 직주근접 장점 등이 부각된 마용성 집값이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하고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서울 주거용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는 ‘똘똘한 한채’ 열풍과 함께 ‘오를 곳만 계속 오른다는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면서 인기지역 부동산에 수요가 많이 몰렸다”며 “지난 4~5월만 해도 강남4구 부동산 물건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7월에는 ‘마용성’이 강남4구보다 더 주목받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금천·중랑구는 평균 응찰자 3명 안돼… 낙찰가율도 하락

마용성과 강남4구 부동산 경매 물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과 대조적으로 금천구와 중랑구 등 일부 지역 물건들은 외면받기 일쑤다.

금천구에서는 지난달 총 4건의 주거시설 경매가 진행됐지만 낙찰건수는 1건에 불과했고 낙찰가율도 86.82%로 낮았다. 응찰자는 단 2명이었다.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전용 52.1㎡ 규모 다세대주택이 감정가 2억2000만원보다 2900만원 낮은 1억9100만원에 낙찰됐다. 독산동에 자리한 또다른 다세대주택과 시흥동 현대아파트 물건 등에는 1명도 입찰하지 않아 유찰됐다.

중랑구의 경우 경매가 진행된 7건 가운데 5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71.4%로 높았지만 낙찰가율은 91.48%에 그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2.4명으로 지난 5월(5.5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6월에는 응찰자가 1명도 없었다.

지난달 23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5계에서 중랑구 면목동 소재 단독주택(토지 92.6㎡, 건물 159㎡)은 감정가 4억352만원보다 13% 정도 저렴한 3억488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단 1명이었다.

서울 강서구의 경우 지난달 진행된 주거시설 경매 18건 중 5건에만 입찰이 이뤄졌는데 평균 응찰자 수가 1.8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서울 25개구 가운데 금천·중랑·양천구만 낙찰가율과 평균 응찰자 수 모두 하락했다”며 “양천구는 진행 건수가 2건 밖에 없고 모두 다세대주택과 빌라로 개별성이 강한 물건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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