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권자들은 역대로 영리한 투표를 했다. 18대 총선에서는 48곳 중에서 새누리당에 40석을 안겨줬지만 19대에서는 야권(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에 32석을 허락하면서 표정을 싹 바꿨다. 그마저도 접전을 벌인 끝에 초박빙으로 승부가 결정된 곳이 많았다. 작은 이슈로도 승패가 뒤집어질 수 있어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데일리가 7일 여야 각 당의 자체 분석과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 내용을 자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일견 판세는 여당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여겨진다.
야권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지지표를 나눠갖는 탓에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면서도 은평을과 송파을에 무공천 전략을 구사하며 탈당파를 배려(?)했다.
새누리당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강남벨트(강남·서초·송파·용산)에서 송파을에 후보를 내지 않았고 용산(황춘자) 지역 3선의 진영 의원을 더민주에 뺏겼다. 새누리당 셈법에서 2곳이 제외된 것이다. 그나마 나경원 의원의 동작을이 우세에 포함, 위안이 된다.
더민주는 전통적으로 야권이 득세했던 강북과 서남권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을(박용진)과 도봉갑(인재근), 노원을(우원식) 구로갑·을(이인영·박영선), 관악갑(유기홍) 등이 해당 지역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에서 당적을 옮긴 진영(용산) 의원과 노웅래(마포갑)·민병두 (동대문을) 의원 등이 20대에도 등원이 유력한 인사로 분류된다.
국민의당은 공동대표인 안철수 노원구병 후보의 수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한길 의원의 불출마로 사실상 서울에서는 안 대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안 대표 외에 정호준(중구성동을) 의원이나 성북을(김인원), 은평을(고연호), 강서병(김성호), 관악갑·을(김성식·이행자) 지역에 변수를 노린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48개 지역구 중 과반 미만 득표율로 당선된 지역구는 12곳이었다. 이 중 9개 지역은 3% 포인트 미만의 박빙승부가 펼쳐졌다.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하지 못하면서 당락이 뒤바뀔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들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당의 세가 커지면서 지난 19대에 박빙으로 졌던 곳에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새누리당은 19대 16석에서 20석 안팎으로 의석을 확보하는 것도 확실히 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