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인공지능(AI)거품론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미국 기술주가 흔들리고 있지만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미국 기술주는 고점 신호가 나오던 상황에 악재가 더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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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6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상장지수펀드(ETF)로 3억 9905만 9364달러(5485억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는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 30개를 담은 ‘ICE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한다. 주요 구성 종목을 보면 브로드컴, 엔비디아, AMD,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퀄컴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다. 해당 ETF는 최근 1개월 55.56% 급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반도체 레버리지 ETF에 이어 나스닥 레버리지 ETF도 많이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은 이달 들어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를 6332만 2256달러(870억원)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ETF 역시 최근 1개월간 33.11% 크게 하락했다.
이어 서학개미는 인텔을 5116만 3275달러(70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고,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를 4522만 5063달러(622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들 주가는 한 달 사이 2.77%, 38.05% 내렸다.
AI 거품론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미국 기술주가 하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반등을 기대하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한 달 사이 11.07% 하락했다.
미국 기술주의 향후 흐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실적이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마지막 주의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 브로드컴 실적이 반등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순환매가 끝나면 주도주의 부활이 기대되는 만큼 반도체주를 다시 살 때”라고 밝혔다.
한편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주의 밸류에이션이 호재가 없어도 주가가 더 오르기 어려운 수준에서 악재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며 “나스닥지수는 최근 조정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의 장기 상승 추세선을 이탈했는데 그 동안의 상승과 이격이 워낙 컸던 탓에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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