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1건=카뱅 3건'…증권사가 대형 IPO에 목숨 거는 이유

KB증권, LG엔솔 한건으로 500억 가량 챙겨
MTS 월간활성이용자도 단숨에 1위로
인수수수료·성과수수료에 잠재 고객 확보까지
  • 등록 2022-05-06 오전 6:12:00

    수정 2022-05-06 오전 6:12:0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증권사들이 폭주하는 민원에도 불구하고 앞다퉈 대형 기업공개(IPO) 주관사 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IPO 대어를 잡아올수록 ‘돈’이 되기 때문이다.

IPO 주관사는 인수 수수료와 성과 수수료를 챙겨갈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주 청약 흥행에 대성공하면서 KB증권 등 국내외 11개 증권사는 수수료로만 총 892억원을 챙겼다.

이 중 전체 주식의 22%를 인수한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은 무려 196억원을 받았다. 이는 KB증권의 지난해 전체 IPO 인수 수수료 실적인 216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KB증권은 이를 발판으로 올 1분기 IPO 인수 실적 1위에도 올라섰다.

공모 주식 중 11%를 인수한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98억원씩을 챙겨갔다. 이밖에 공모 주식의 1.0%를 인수한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인수단 네 곳도 역시 각각 9억원을 수수료로 가져갔다.

여기에 성과 수수료도 있다. 성과 수수료는 상장 관련 성실도와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 증권사별로 차등 지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 금액의 0.3%에 해당하는 382억원을 성과 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를 포함하면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 한 건만으로 50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청약 수수료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다. KB증권은 건당 1500원의 청약 수수료를 받았는데, 총 213만1530명이 청약했다. 단순하게 숫자로만 계산한다면 KB증권이 벌어들인 청약수수료만 약 3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기관투자자 역시 배정된 공모주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낸다. 기관투자자에 배정된 금액 7조125억원을 놓고 계산할 때 KB증권을 포함한 주관사와 인수단은 청약 수수료로 총 700억원 가량을 수취했다.

KB증권은 모바일트라이딩시스템(MTS)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지난 1월 기준 404만명을 기록하면서 업계 1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영향이 컸다. 지난해 KB증권 순위는 5위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잠재 고객 확보다. 공모주 투자로 계좌를 개설하면서 증권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활동 계좌수는 지난해 3월 4000만개를 넘어선 뒤 지난 2월18일 기준 6400만개를 넘어섰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청약을 앞두고는 계좌수가 500만개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거래활동 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계좌와 증권저축계좌를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한 건으로 벌어들인 수익 규모가 카카오뱅크 등 조 단위 빅딜을 최소 세 건 이상 진행해야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에 맞먹는다”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에 따른 고객 불만이 늘어나더라도 무조건 대형 IPO를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서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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