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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 ‘사람의 사이로’
레진의 ‘사람의 사이’로는 이 같은 우리의 비극적인 근현대사를 소외받은 자들의 시각으로 그려낸 웹툰이다. 날카로운 시각으로 우리의 아픈 부분을 웹툰으로 표현하는 김보통 작가의 신작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사람의 사이’는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는 작품이다. 배경은 한국의 근대와 현대이지만, 주인공은 요괴 가족이다. 사람과 벽을 쌓고 살아가는 순진무구한 요괴 가족들이 우리의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마주하며 느끼는 과정들을 그렸다.
웹툰 속 요괴 가족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자들을 의미한다. 안정된 기반 없이 정처없이 떠도는 소수층, 빈곤층 등을 뜻한다. 김보통 작가는 작품의 화자 역할을 하는 요괴 가족의 설정 배경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중간자적 시선을 통해 ‘사람다운 게 무엇이며, 사람답다는 말이 마냥 좋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김보통 작가는 이번 웹툰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또는 애써 외면하고자 했던 현실을 보여준다.
작품 속 요괴 가족은 동화적으로 그려진다. 인간 세계가 현실적이다 못해 삭막한 것을 감안하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아직 2화밖에 연재되지 않은 탓(미리보기는 9화까지 공개)에 작품의 전반적인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김보통 작가의 스타일을 보면 근현대사 속 어두운 과거들이 다시금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성인 독자들에겐 어두웠던 우리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겐 잘 몰랐던 과거의 현실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