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사고 기부하고…2030 가치소비에 사회적 기업 ‘쑥쑥’

주머니 가벼운 ‘밀레니얼 세대’, 가치 소비에 관심↑
마리몬드·소녀방앗간 등 사회적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위안부 할머니 돕기 등 가치소비를 위한 브랜드 애용
  • 등록 2019-04-08 오전 5:45:00

    수정 2019-04-08 오전 5:45:00

2030세대의 가치소비에 마리몬드, 소녀방앗간 등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그래프=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사회초년생 이지은(27) 씨는 빨간색 동백꽃 문양이 있는 ‘브라이트닷 쿠션 세트’를 사전 예약 구매했다. 정가 기준 5만원대 가격에 쿠션 1개와 글리터 2종이 들어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색조화장품 전문 브랜드 ‘롬앤(Romand)’과 사회적기업 ‘마리몬드(MARYMOND)’가 협업해 만들었다.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이순덕 할머니를 추모해 만든 한정판 제품이기도 하다.

이 씨는 “제가 힘들게 번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이후까지 생각하게 됐다”면서 “필요한 화장품, 가방 등 물건도 사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다는 뿌듯한 마음까지 얻을 수 있는 1석 2조 소비인 셈”이라고 말했다.
마리몬드×롬앤의 ‘브라이트닷’ 에디션.(사진=롬앤 공식홈페이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가치 소비’가 뜨고 있다. 좀 더 가치 있게 소비를 하자는 경향이다. 덕분에 마리몬드·소녀방앗간 등 사회적 기업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경제·사회적 성과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사회적기업 1653개소의 총 매출은 2조 5963억원으로 전년대비 31.9% 증가했다. 기업당 평균매출액 또한 15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4% 늘었다. 올해 4월 기준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사회적 기업 수는 2154개로 지난 2016년에 비해 약 500곳이 더 늘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윤리적 소비라고도 불리는 가치소비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비 특징 중 하나이고 앞으로도 더 커질 문화”라면서 “부모세대보다 수입은 적지만 사회적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력이 커졌고 공동체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소신 있는 지출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치소비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마리몬드를 들 수 있다. 마리몬드는 지난 2012년 당시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던 대학생 윤흥조 씨가 창업했다. 영업 이익의 절반 이상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을 위해 기부했고 가수 수지, 배우 박보검 등 유명 연예인 비롯해 일반인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매 시즌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을 정해 그분의 일생을 공부하고, 가장 어울리는 꽃을 정해 플라워 패턴을 만들고 제품에 적용한다. 이씨가 구매한 브라이트닷 에디션 역시 마리몬드의 시리즈 제품 중 하나다.

가치 소비는 유통업계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브라이트닷 에디션을 단독으로 선보여 판매 첫날 온라인몰에서 초도물량이 5분 만에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김미수 랄라블라 뷰티 MD(상품기획자)는 “3월 한 달간 한정판매를 진행한 ‘롬앤×마리몬드’ 협업 제품들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동백꽃의 패턴을 담은 ‘브라이트닷 에디션’이 가치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소녀방앗간 마로니에점.(사진=소녀방앗간 공식 인스타그램)
이외에도 시골 어르신들이 만든 나물 등으로 음식을 만드는 한식밥집 ‘소녀방앗간’도 최근 성장해가는 사회적 기업으로 꼽힌다. ‘좋은 음식을 준비하는 모두의 마음속엔 소녀가 있다’는 모티브로 시작해 지난 2014년 서울 성수동 서울숲에 1호점을 낸 뒤 현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킨텍스점, 이화여대점, 홈플러스 중계점, 마로니에점까지 지점이 총 6개로 늘었다. 6곳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시작했다.

김민영 소녀방앗간 대표는 “10개 지역에 80여명의 소작농 어르신들과 청정 식자재 공급 네트워크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산품, 정크푸드에 지쳐있는 도시 사람이었던 제가 농촌의 청정 밥상을 접하고 느꼈던 행복함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리몬드와 소녀방앗간 외에도 일자리를 통해 노숙인 등의 빈곤을 퇴치하고자 하는 물류대행업체 ‘두손 컴퍼니’, 시간제 돌봄 사회적기업인 ‘째깍악어’ 등 가치소비를 위한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나고 성장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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