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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하반기에 금리 상승이라는 추가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데도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나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 등을 감안할 때 이같은 신고가 경신 사례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매와 전월세 가격 등 주택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며 “집값 과열 현상이 재연될 경우 즉각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향후 가격 움직임이 주목된다.
아파트값 바닥 쳤나?…서울 곳곳에서 최고가 경신 속출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아파트 전용면적 124.08㎡가 지난 11일 15억7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 3월 14억7000만원에서 넉달만에 1억원 뛰어 거래된 것이다. 작년에는 11억원대에 거래됐던 면적형이다. 1년 새 4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현대아파트 전용 63.45㎡는 지난 10일 8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8억1000만원) 이후 반년만에 성사된 거래에서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9억7500만원이 최고가였던 강남구 논현동 한진로즈힐 아파트 전용 84.94㎡도 이달 초 10억7000만원에 팔리며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에는 7억~9억원 정도에 거래됐던 단지다.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13단지 전용 84.76㎡는 지난 6일 올해 첫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금액은 작년보다 2억원가량 뛴 9억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가다.
신고가 행진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나 용산·양천구 등 인기 지역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달 초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에서 성사된 3건의 거래 중 2건이 신고가다. 이전까지 4억원대 후반에서 5억원대 중반 정도에 거래되던 전용 59.92㎡가 지난 5일 5억7800만원에 팔렸다. 전용 84.92㎡도 지난 7일 6억4800만원에 매매계약이 성사됐다. 지난 4월 6억3000만원이 종전 최고가였다.
주판알 튕기던 수요자… 매수세로 돌아서나
이같은 신고가 사례는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59.88㎡가 지난달 2일과 6일 각각 10억8000만원과 10억85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5월 거래금액(10억4000만~10억7500만원)을 뛰어넘은 신고가다.
지난달 23일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 래미안아파트 전용 84.78㎡는 직전 최고가인 지난 4월 7억2000만원보다 3700만원 오른 7억5700만원에 매매계약서 도장을 찍었다.
주목되는 건 앞으로의 매매시장 흐름이다. 올해 보유세 부과 기준일(6월 1일)이 지나고 정부의 종부세 인상안이 확정되면서 대기 수요자들이 그동안 눈여겨봤던 물건들을 매수하기 시작한 가운데 주택 수급(수요와 공급)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매매 거래 절벽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겠지만 주요 지역과 신축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종전 고점을 돌파하는 모습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강남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늘면서 그 주변 지역이나 직주근접 지역, 또는 신축아파트 등으로 수요가 옮겨붙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거래량이 줄어도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곳에서는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나올 만한 부동산 규제 카드는 이제 거의 다 나왔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만큼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