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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수년째 쌀 가격이 널뛰고 있다. 1년 전에는 쌀값 폭락에 농가가 아우성이더니 올초부턴 쌀 가격이 평년보다도 오르자 소비자가 아우성이다. 구조적인 생산 과잉 속에 정부의 쌀 가격 안정화 노력도 무색한 상황이다.
17일 쌀 소비자(소매)가격은 상등품 기준 20㎏당 4만7471원(aT·전국 평균)으로 1년 전 3만6016원에서 31.8% 올랐다. 지난해 급락에 이어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다. 2013년 20㎏당 4만4151원이던 연평균 쌀 도매가격은 매년 떨어져 지난해 3만3569원까지 내렸으나 올 1~3월 4만2011원으로 급반등했다.
당국의 고민도 커졌다. 농가만 챙길 수도 소비자만 챙길 수도 없는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의 어머니가 된 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3대 쌀 가격 정책은 △국민에 대한 안정적인 식량 공급 △쌀 농가 소득 안정 △쌀 산업 경쟁력 확보다. 그때그때 우선순위가 달라질 뿐 애초에 모순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구조적인 쌀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농가 직접 지원 여력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올 초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를 시행한 것도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취지였으나 아직 반응이 신통찮다. 4년째 풍년이다 보니 매년 쌀은 남아돈다. 정부 곳간에 쌀이 넘쳐난다.
당분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는 5년마다 돌아오는 쌀 변동직불금 목표 가격을 정하는 해다. 변동직불금이란 쌀 가격이 ‘목표 가격’을 밑돌면 이중 일부를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5년 전엔 산지 가격 80㎏당 18만8000원(20㎏ 4만7000원)으로 책정했다. 일부 농업인단체는 24만원까지 요구한다.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했을 땐 19만~20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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