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출신, 한컴산 김민석 회장은 누구?

상품권 로비 앞장
오락실 체인 운영… 스크린경마도 개발
수사팀 닥치자 서류찢고 휴대전화 버려


  • 등록 2006-08-31 오전 7:40:54

    수정 2006-08-31 오전 8:25:03

[조선일보 제공] 29일 밤 11시쯤 서울 송파구 모 주상복합 아파트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이하 한컴산) 김민석(41) 회장의 집이었다. 문을 열었을 때 집안에는 갈기갈기 찢겨진 예금통장이 널려 있었다.





수사관들은 압수수색 영장을 내밀며 “나머지 자료들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창 밖을 가리켰다. 36층 창 밖으로 서류 조각들이 어지러이 날리고 있었다. 1층으로 달려 내려간 수사관들은 박살이 나버린 김씨의 휴대폰과 USB메모리(휴대용 컴퓨터 파일 저장 장치) 등을 발견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업체 돈 받고 영등위에 로비한 혐의


검찰이 밝힌 김씨의 혐의는 두 가지. 지난해 사행성 오락기 ‘황금성’ 제작사인 현대코리아측으로부터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잘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오락기 150대를 받았다는 것과, 대구에서 이 오락기 150대를 들여놓은 오락실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운영한 혐의다. 황금성 오락기는 영등위 심의를 통과했고 현재 전국적으로 1만5000대가 보급됐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로비 혐의를 추궁하는 한편, 31일 알선수재와 사행성 오락실 운영 등의 혐의로 일단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KBS 개그맨 출신의 게임 사업가

김씨는 KBS 공채 6기 개그맨 출신이다. 배동성, 김지선 등이 그의 동기다. 1987~88년 데뷔한 김씨는 ‘유머 일번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김정일 역할이나 단역을 간간이 했다. 그는 스스로도 “뜨지 못했다”고 할 만큼 무명이었다. 일찌감치 사업으로 눈을 돌린 김씨는 1990년 노래방 기계를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했다.

부산 출신인 김씨는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84학번인 ‘386세대’로, 재학시절 총학생회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멀티소프트는 1997년 강변역 테크노마트 CGV영화관 내에 아케이드 게임장(일반오락실)인 ‘조이맥스’를 연 것을 시작으로 주로 극장 내에 10여개 일반 오락실 체인을 가지고 있다. 이 업체는 2003년에는 스크린 경마 게임을 잇달아 발표했다. 김씨는 지난해 일본 게임개발업체에 게임센터 9곳을 70억에 넘기면서 한컴산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투자 유치에도 수완을 발휘했다. 2000년 무한투자로부터 20억원을, 2002년 기업구조조정기금인 서울기금으로부터 50억원을 투자 받았다. 무한투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조카가 근무했던 우전시스텍을 인수, ‘바다이야기’ 업체인 지코프라임에 되판 투자회사다.


김씨는 ‘바다이야기’ 판매사인 지코프라임의 최준원(구속) 사장과 엔플렉스의 이정학 전 사장과 친분이 깊고, ‘바다이야기’의 사후관리(A/S)를 맡은 회사의 사실상의 최대주주라는 설도 있다. 현 정권에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들과도 교류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03년 4월부터 현재까지 한컴산 회장을 연임하면서 게임 업계의 이해관계를 공격적으로 대변해왔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이 발의한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안을 저지하려고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법안은 문광위에서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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