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부진을 이어왔던 중국 관련 투자 상품의 수익률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투자에 나서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자 증권가에서는 분할 매수를 답으로 내놓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미 수년간 큰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대규모 자금을 재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증시의 상승 흐름이 추세로 자리잡으려면 오는 12일 발표 예정인 재정정책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다.
부양책에 살아나는 中증시…ETF 수익률 치솟아
9일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수익률 상위(레버리지 제외) ETF는 일제히 중국 테마 상품이 휩쓸었다. ‘SOL 차이나강소기업CSI500(합성H)’ ETF가 25.6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14.66%),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14.51%)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수익률 상위 15개 상품 대부분 중국 테마 ETF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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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하로 중국 또한 수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던 가운데 당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 동시 완화 의지, 극도로 낮아져 있었던 중국 증시 선호심리 및 밸류에이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국 지수가 크게 반등했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대적인 금리 인하 발표 이후 정치국회의에서 재정정책 강화까지 시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랠리에 대한 기대는 유효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급과 투자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중국 증시가 단기간 반등을 보인 만큼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지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경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8일 중국 증시는 10%대 상승 출발했으나 장 후반 상승 폭이 줄어 4%대 마감했고, 다음날인 9일에는 전일 대비 6.62% 하락 마감했다.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발표에서 경기 부양책의 후속조치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재정정책 규모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정정책 규모가 발표되지 않은 실망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수급과 투자심리가 지배하고, 중기적으론 펀더멘털 확인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재정정책 변화와 강도, 주택 시장의 회복 여부, 추가 부양책과 내년 성장률 목표 설정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의 향후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중국 테마 ETF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단기 랠리를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을 활용하는 게 유효하단 제언이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중국 테마 ETF에 투자해 3~4년 동안 자금이 묶여 있으며 여전히 -30~-50% 수준의 수익률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자금을 투입해 매수 단가를 낮추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의 강한 부양 의지를 바탕으로 상승 흐름이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의 포지션에서 일부를 분할해 조금씩 매수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