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온 편지]에너지·자원 협력 중심지 밴쿠버

올해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밴쿠버, 양국 간 新북태평양 시대 여는 중추적 역할 기대"
  • 등록 2023-01-06 오전 6:30:00

    수정 2023-01-06 오전 6:30:00

[견종호 주밴쿠버총영사] 조지 밴쿠버는 1792년 호주, 하와이를 거쳐 서부 캐나다 연안 등 북태평양을 탐험한 영국 선장이다. 그의 이름에서 유래한 밴쿠버는 태평양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중심도시이다. 겨울에 비가 많이 와서 ‘레인쿠버’라는 별명도 있지만, 우리 국민들에게는 2010년 김연아 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곳으로 친숙하다.

밴쿠버 지역이 포함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앨버타주 등 서부 캐나다는 1900년대 초반이 돼서야 캐나다 연방 편입이 마무리될 정도로 소외된 지역이었다. 19세기 중순 금광이 발견되고, 캐나다 동서를 잇는 대륙횡단철도(CPR)가 건설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자원의 보고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최근 천연자원 가격급등, 공급망 문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부 캐나다 지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최대 에너지 사업 중 하나인 `LNG 캐나다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부 캐나다에서 생산된 LNG를 파이프라인으로 태평양 연안인 `키티마트`(Kitimat)까지 연결하는 총 40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2024년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1400만톤의 LNG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된다. 그간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온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수소에너지 협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캐나다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저탄소 수소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앨버타 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연간 약 300만톤의 수소를 생산 중이다. 2050년까지 생산량을 2000만톤으로 증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과 캐나다 모두 2050 탄소중립과 탈탄소 전환을 선언한 만큼 수소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해나갈 여지가 크다. 2030년까지 수소차 3만대 보급, 2036년까지 청정수소발전 비중 7.1% 달성을 위해서도 수소에너지 선진국인 캐나다와의 협력 강화가 긴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 9월 한-캐나다 정상회의에서 핵심광물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청정수소생산·보급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를 향후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신재생·자원 협력은 전기차, AI 등과 함께 핵심적인 분야이다.

지난해 11월 캐나다가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도 북태평양 지역의 주요 파트너인 우리나라와의 안보분야 협력과 함께 공급망 안정, 에너지, AI, 전기차 배터리 등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 증진을 위해 역할과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우리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올해 한국과 캐나다는 수교 6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다가올 60년에는 어떤 미래가 펼쳐지게 될까. 안보, 경제, 에너지, 인적교류 등 긴밀한 유대관계가 양국을 넘어 북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협력의 지평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관문, 자원과 에너지 협력의 중심지인 밴쿠버가 양국 간 새로운 북태평양 시대를 여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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