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지역이 포함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앨버타주 등 서부 캐나다는 1900년대 초반이 돼서야 캐나다 연방 편입이 마무리될 정도로 소외된 지역이었다. 19세기 중순 금광이 발견되고, 캐나다 동서를 잇는 대륙횡단철도(CPR)가 건설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자원의 보고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최근 천연자원 가격급등, 공급망 문제와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부 캐나다 지역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최대 에너지 사업 중 하나인 `LNG 캐나다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서부 캐나다에서 생산된 LNG를 파이프라인으로 태평양 연안인 `키티마트`(Kitimat)까지 연결하는 총 40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2024년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1400만톤의 LNG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된다. 그간 중동 지역에 집중되어온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 9월 한-캐나다 정상회의에서 핵심광물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청정수소생산·보급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를 향후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선 신재생·자원 협력은 전기차, AI 등과 함께 핵심적인 분야이다.
올해 한국과 캐나다는 수교 6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다가올 60년에는 어떤 미래가 펼쳐지게 될까. 안보, 경제, 에너지, 인적교류 등 긴밀한 유대관계가 양국을 넘어 북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협력의 지평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관문, 자원과 에너지 협력의 중심지인 밴쿠버가 양국 간 새로운 북태평양 시대를 여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