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정 의혹을 받아온 김순호(59)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치안감)이 경찰 서열상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으로 높은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해 다시 논란을 불렀습니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에 출동하던 ‘닥터카’에 남편까지 함께 탑승, 현장 도착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40만 가구 엿본 월패드 해킹범…잡고보니 IT·보안 전문가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는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 영상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이모씨를 지난 14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아파트 월패드 중앙관리서버와 각 가구 월패드를 해킹해 가정 내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가구는 전국 638개 아파트 단지, 40만4847개 가구로 추정됩니다. 이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식당이나 숙박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무선공유기를 해킹해 경유지로 활용한 뒤 서버에 침입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11월엔 불법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판매 게시글에 촬영한 동영상 일부 화면을 첨부해 “구매에 관심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라”고 호객 행위를 했습니다.
‘밀정 의혹’ 김순호 경찰국장, 6개월 만에 또 승진
|
광주광역시 출신인 김 국장은 광주고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경장 경력채용으로 경찰에 입직했습니다. 지난 8월엔 초대 경찰국장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밀정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그는 1988년 노동운동 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이듬해 대공(對共) 특채로 경찰이 됐다는 의혹를 받고 있습니다.
김 국장의 초고속 승진에 경찰 내부 반응은 싸늘합니다. 실명을 쓰는 경찰내부망 폴넷엔 축하 인사가 올라왔지만, 익명으로 쓰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비판 여론이 주를 이뤘습니다. ‘경찰 통제’ 논란 속 출범한 경찰국의 초대 국장이 밀정 의혹으로 쏟아진 야권과 시민사회의 퇴진 압력에도 버티다 초고속 승진까지 얻었단 겁니다.
경찰, ‘닥터카’ 탑승 논란 신현영 의원 수사 착수
|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인 10월 30일 새벽 자신이 근무했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디맷) 닥터카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때 명지병원 디맷이 신 의원과 남편을 태워가느라 20여 분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재난거점병원 디맷별 출동시간’ 자료에 따르면, 신 의원을 자택에서 태운 닥터카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54분(25km)입니다. 비슷한 거리의 다른 병원 디맷보다 20~30분 더 걸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지난 19일 BBS라디오에서 “디맷과 같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에서 투입되는 게 가장 현장 수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이태원참사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에서 빠진 데 이어 경찰 수사를 받아야할 처지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