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투시 능력이 생긴다면’. 현실적으로 가능성 없는 초능력인만큼 다양한 상상을 하게 한다. 투시 능력이 있다면 가장 효과적일 분야는 바로 도박일 거다. 상대의 생각을 읽고 승부를 거는 도박장에서만큼 투시 능력은 가장 최고의 이점이다.(물론 도박은 옳지 않은 행위라는 점은 분명히 해둔다.)
레진코믹스 ‘베팅맨’도 이 같은 도박물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특이점은 주인공 진구에게 투시 능력이란 초능력을 부여했다는 것. 도박꾼들에게 있어 투시 능력은 ‘치트키’와도 같은 능력이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이 도박에 빠지게 된 명분으로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내세웠다. 다른 작품들 보다 주인공의 명분이 다소 부실하긴 하지만 투시 능력과 도박이란 매력적인 소재를 잘 살린 편이다.(참고로 성인용 작품이어서 일부 19금 컷들이 있다.)
고작해야 여학생들의 속옷을 훔쳐보거나 당첨 제비를 뽑을 때나 투시 능력을 써왔던 주인공 진구는 대학교에서 만난 연인 나영이과 헤어지면서 도박판에 뛰어든다. 나영이 가난뱅이는 싫다고 이별을 통보하자,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 상대의 패를 볼 수 있는 진구는 6개월 만에 30억원이 걸린 판에 앉는다. 승리를 확신하고 ‘올인’한 순간 진구와 상대 ‘인주’의 패가 뒤바뀐다. 인주 또한 초능력자였던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진구는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판수에게 끌려가고 다시 돈을 빌려 도반판에 뛰어든다.
‘베팅맨’은 성인물이다. 때문에 일부 독자들의 경우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토리를 제대로 쭉 이해하다보면 도박의 피해와 악영향에 대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 ‘타짜’ 같은 만화도 결국은 도박을 부추기는 게 아닌, 도박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에 기획의도가 있듯이 말이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고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