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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30일 오전 10시10분 신 회장에 대한 첫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2월 13일 국정농단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신 회장은 100여일만에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세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국정농단 사건을 심리한 후 경영비리 사건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경영비리 혐의로 신 회장과 함께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 등 롯데 총수일가의 모습은 늦으면 7월 초로 예상되는 국정농단 사건 증거조사가 끝난 후에야 법정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월드타워면세점, 롯데 지배구조 개편 ‘열쇠’
뇌물공여 사건 쟁점은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다. 신 회장은 롯데가 비선실세 최순실씨 소유의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원을 낸 것과 함께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됐다. 롯데 측이 돈을 건넨 것을 인정한 만큼 부정청탁 인정여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게 된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롯데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다.
신 회장이 친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이었다.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의 지배력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했다.
1심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의 진술과 수첩, 대규모 로비 필요성을 언급한 롯데 내부문서 등을 근거로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1심 판단에 대해 검찰과 롯데 모두 항소했다.
검찰은 묵시적인 부정청탁뿐만 아니라 명시적인 부정청탁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는 안 전 수석이 단독 면담 직후 박 전 대통령이 불러주는 ‘면담 내용’을 적어뒀다고 밝힌 ‘안종범 수첩’에 면세점 관련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롯데, 변호인단 보강…‘신동빈 구하기’에 총력
1심에서 완패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신 회장 입장은 검찰보다 더욱 절박하다. 1심에서부터 변호를 맡아온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거물급 변호사를 추가해 변호인단을 대폭 강화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역임한 이광범 변호사의 LKB&파트너스도 2심에서 새로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신 회장 측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취득이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할 만큼 시급한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롯데 특혜를 우려해 면세점 특허 숫자를 늘리기로 한 상황에서 공무원이나 일반인들도 롯데가 추가 면세점 특허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 지원과 면세점 현안의 대가관계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7월 초부터 심리가 본격화될 경영비리 혐의와 관련해선 일감몰아주기 등의 범행이 이뤄질 당시 신 회장의 그룹 내 위치와 롯데 피에스넷 배임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1심은 신 회장의 과거 그룹 내 역할을 한정적으로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 피에스넷의 투자에 대해선 경영상 판단으로 보고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의 경영비리 혐의와 관련해선 추가로 증인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과 신 회장 측은 서면을 통해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경영비리에 대한 공방이 7월 말 마무리되면 재판부는 8월 중순경 결심공판을 진행하고 심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심리 내용을 바탕으로 9월 말이나 10월 초 신 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