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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3선 도전에 나선 최문순 강원 지사가 잇따른 호재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남북화해 무드와 성공적인 평창올림픽 개최 등 겹호재에 힘입어 3선 수성(守城)가능성에 한발짝 성큼 다가선 것이다. 반격에 나선 정창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춘천 레고랜드 사업 지연, 평창올림픽 시설 재활용 문제를 비롯해 군인 위수지역(군인의 외출·외박 허용 구역) 폐지 논란 등을 집중 질타하며 보수세력 결집에 나서고 있다.
언론사 뉴시스가 리시처전문업체 리서치뷰에 의뢰해 4월 30일부터 5월 1일 이틀간 실시한 강원도지사 선거 여야후보 가상 대결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지사가 59.8%의 지지를 얻어 25.6%에 그친 한국당 정창수 후보를 2배 이상 앞섰다. 이번 조사는 강원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5.2%,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최근에는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 활성화 사업 및 금강산 관광 재개, 철원 평화산업단지 조성 발표 등 남북정상회담 호재에 편승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최 지사는 “판문점 선언문에 명시된 경의선, 동해선 연결과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로의 전환, 지자체 차원의 교류 활성화 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고 문재인 정부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강원 철원, 양구 등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으로 묶인 접경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명칭을 바꾸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지사가 이처럼 남북경협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접경지역은 보수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3월 도내 위수지역(군인의 외출·외박 허용 구역) 폐지 논란으로 성난 상권 주변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강원도 철원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위수지역 폐지와 검토, 수정보안, 현행유지 등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도민들 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위수지역 상권 주민들을 적폐세력으로 본다는 불만도 상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일 정 후보는 강원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북협력사업은 경험과 실천능력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을 무더기로 제시해서는 안된다”며 최 지사의 남북협력 사업 발언을 경계하는 입장을 내놨다. 또 최 지사에게 가장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되는 춘천 레고랜드 추진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춘천 레고랜드는 개발면적만 106만8000㎡·총 사업비 501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초대형 관광 테마파크 조성 사업이다. 지난 2011년 사업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사업 진척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 문제와 지지부진한 동해안경제자유구역청 사업 등을 집중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측 관계자는 “현재 지지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지도가 낮았던 영향이 크고, 최근 보수민심도 조금씩 움직이는 만큼 본격적인 선거전 막이 오르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