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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지역·단지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입지가 좋고 가격 경쟁력도 지녀 웃돈(프리미엄)을 노려볼 수 있는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최고 수백 대 1을 웃돌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는 줄줄이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이후 청약자들이 서울·수도권 내에서도 호재가 확실한 지역에만 청약 통장을 꺼내 드는 청약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이달 들어 24일까지 전국에서 청약 접수를 진행한 민간·공공 분양아파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49개 단지 중 청약 1순위에 마감한 단지는 전체의 39%인 19곳에 달했다. 2순위 마감은 10곳(20%)이었고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한 단지도 20곳(41%)이나 됐다. 한 달 전인 6월에는 전체 70개 단지 중 31곳(44%)이 1순위 마감을, 22곳(31%)이 청약 미달을 기록했다. 1순위에서 마감하는 단지가 줄고 미분양 단지가 늘면서 ‘대박’ 아니면 ‘쪽박’인 보이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비교하면 청약 양극화는 더 심해진다. 1순위에서 청약 마감한 단지 19곳 중 12곳이 서울·수도권에서 나왔다. 반면 지방은 전체 미분양 단지 20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한강과 인접한 수도권 개발지구로 꼽히는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청약 성적도 눈에 띈다. 신안종합건설이 미사강변도시 A32블록에서 내놓은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평균 경쟁률 77.45대 1)과 호반건설의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54대 1)는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웃돌았다. 이밖에 세종시 2-2생활권 H1구역에 공급한 주상복합 아파트인 ‘세종 트리쉐이드’(37.09대 1),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공공택지지구에 공급한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24.3대 1), 경기도 다산 신도시에 분양한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 2차’(24.2대 1) 등도 기대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비인기 지역은 청약 씨말라…지역별 양극화 더 심해질듯
충남 천안시 영성동에 공급한 주상복합 아파트인 ‘천안 영성 펜타폴리스 25’도 170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자가 단 2명에 그쳤고 천안 일봉산 해피트리(60가구·이하 일반분양)과 광주 임동 토림 에디스(42가구) 등도 청약 접수자가 10명을 밑돌았다.
수도권에서도 지역별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안성시 아양동 아양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서는 ‘안성 아양택지개발지구 광신프로그레스’ 아파트는 545가구 모집에 181명이 청약해 0.33대 1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동도센트리움 아파트도 총 184가구 중 84가구가 2순위에서도 미달해 청약률이 52.7%에 그쳤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실 과장은 “입지 여건이 좋고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