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자동차가격 프리미엄 자전거시장 활짝

100만~200만원대 고가 자전거 시장 인기
해외업체선 1000만원대 티타늄 고급브랜드도
2015년 들어 국내업체 프리미엄 제품 내놓아 기대
40~50대까지 넓어진 구매층·자출족 증가 덕
  • 등록 2015-02-06 오전 3:00:00

    수정 2015-02-06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회사원 배영선(24세·가명)씨는 지난해 남자친구로부터 자전거를 선물받고 요즘 자전거 타기에 푹 빠졌다. 배씨가 선물받은 자전거는 영국산 제품으로 10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는 고가품이다. 동호회 활동에 주말마다 참여하면서 자전거는 이제 그녀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 그는 “고가 브랜드 제품을 탄다는 동질감 덕에 동호회원들끼리 유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고급 자전거 시장 규모(단위-억원. 자료-업계 추정치)
국내 자전거 시장에 고급화 열풍이 불고 있다. 업계는 자전거의 경량화 추세가 고급 자전거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전거 시장은 6000억~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20~30%가 고급 자전거 매출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약 24%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고급 자전거 시장과 유사한 비중이다. 국내의 고급 자전거 시장이 2000억원대까지 외연을 확장한 셈이다. 2~3년전에 비하면 30%가량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국내 고급 자전거 시장은 아직까지 해외 업체들의 독무대다. 대만의 자이언트(1150만원), 메리다(1075만원), 이탈리아의 비앙키(2100만원), 미국의 스페셜라이즈드(1090만원), 독일 포커스(990만원)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참좋은레져에서 내놓은 첼로 실버라도 제품(위). 가격은 700만원이다. 아래는 삼천리자전거에서 론칭한 아팔란치아 타칸. 가격은 200만원.
삼천리자전거(024950), 알톤스포츠(123750), 참좋은레져(094850) 등 국내 업체들도 최근 프리미엄급 제품 생산에 힘쏟고 있다. 참좋은레져에서 생산하는 첼로 시리즈 중 일부 제품은 700만원을 웃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도 고급 자전거 라인인 아팔란치아와 인피자를 최근 론칭했다. 알톤스포츠의 경우 고급 라인의 가능성을 보고 기존 브랜드를 재론칭하기도 했다. 가격은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대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자전거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올해는 고급 자전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급 자전거는 프레임을 어떤 소재로 사용했느냐에 따라 가격대가 천양지차다.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가벼운 소재가 환영 받는다. 주로 카본이나 티타늄으로 만든 프레임이 많이 쓰이는데 프레임만 1600만원에 달하는 제품도 있다. 통상 자전거의 무게가 12~13kg 가량인데 가벼운 소재의 고급 자전거는 6~7kg에 불과하다.

무게가 줄어든 만큼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도 반감된다. 가벼운 자전거를 택하려는 추세가 자전거의 고급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엔 알루미늄 자전거가 2~3kg 더 무거운 스틸 자전거 판매량을 넘어섰다. 알루미늄은 카본이나 티타늄만큼 가볍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고가 자전거 수입업체인 이노이즈 인터렉티브 홍순기 사장은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고급화하려는 움직임도 많다”며 “구매력이 큰 30대부터 50대까지 그 대상이 확대되면서 고가 자전거를 구입해서 타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톤스포츠의 고가 자전거 인피자 제트 제로. 가격은 19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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