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불안 잠재우고 ‘역전세 대란’을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다.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는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1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역전세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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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5일 “역전세는 단기적인 유동성의 문제이고 경매로 넘긴다고 해도 보증금을 완전히 보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매각을 강요한다고 해결되기 어렵다”며 “임대주택은 개인이 아니라 해당 물건의 대출 건전성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DTI 완화로 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최근 전셋값이 2년 전과 대비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의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도덕적 해이나 부작용 우려 등으로 필요한 대책을 제때 강구하지 않는다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대출이 임대인의 기존 전세보증금 상환에 사용되면 이러한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 자금이 전세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건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시장가격을 넘기는 전세계약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세입자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역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여전해 수혜를 보는 가구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대출규제를 풀어도 LTV는 남아 있기 때문에 우량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임대인들만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임대차3법 도입 당시 전셋값이 급등했을 때도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을 늘려 해결했는데 이번에도 대출을 통해 역전세난을 해결한다는 것에 우려가 있다. 정부의 유동성 조절로 시장의 수요·공급이 움직이는 것이어서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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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 반환대출 규모가 올해 들어 벌써 3조2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전체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늘리고 무리한 갭투기에 따른 문제까지 정부가 해결해주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단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불가피한 정책 선택이지만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간과해 무리하게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한 임대인을 구제함으로써 갭투기를 방조한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