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CMO(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분야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의약품 개발 능력은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뒤진다.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국내 기업들은 그런 능력이 부족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과 최근에 있었던 G7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생산력과 선진국의 기술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전세계에 백신 공급을 확대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런 여건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머지 않아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이 분명한 한국에 선뜻 기술을 내놓을 나라는 드물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백신 허브 국가가 되려면 독자 기술로 만든 국산 백신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K-mRNA 컨소시엄이 주목되는 이유다.
백신 개발은 막대한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실패할 위험이 따른다. 성공 확률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려면 투자액을 더 늘려야 한다. 모더나가 10개월만에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정부가 4조원을 지원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정부가 국산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전폭적 지원에 나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