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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평 통과율 68%… 10곳 중 3곳 탈락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교평 심의가 도입된 이후 지난달까지 총 57건의 심의(총 9회)가 진행됐다. 이 중 승인된 사업장은 39곳(통과율 68%)이다. 정비계획 심의 안건 10건 중 3건은 교평에서 고배를 마신 셈이다. 현재 총 8건의 안건이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앞두고 있다.
교육환경영향평가는 학교 인근(직선거리 200m 이내)에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하거나 최고 21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축행위로부터 교육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교 예정지나 기존 학교 일대의 위치·교통·일조 등의 항목을 평가하고 위해성이 있는 환경은 사전에 배제하거나 최소화한다. 정비사업단계 중 사업시행인가 전에 이뤄진다.
문제는 교평 심의가 한 달에 한번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데다 심의 기준도 까다로워 수차례 심의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최소 두 달 이상 정비사업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 실제 올해 처음 교평을 통과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7구역은 위원회 회의만 11차례나 거쳤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평 심의는 위원 과반수 참석해 50% 동의가 있어야 통과되는데 부결되거나 보류된 안건은 그 결과나 이유가 바로 공개되지 않아 일부 조합들의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시행 초기여서 기준이 명확치 않은데다 신청 건수가 몰리는 경우가 많아 심의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주변 학교 무리한 요구에 몸살… 사업성 악화 우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인근 학교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전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사상 최대 공사비를 걸고 수주전이 펼쳐졌던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반경 200m 안에 강남 8학군에서도 명문사학으로 꼽히는 세화고와 세화여고, 세화여중이 있다. 사업 초기 이들 학교 재단인 세화학원에 학급당 공기청정기 지급 및 냉난방비 보전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재단 측이 일부 학교에 강당과 학교 건물 신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해 갈등이 빚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반포주공1단지 주변 학교에서 신축 건물 공사비로 요구한 금액이 100억~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지나치게 많았다”며 “겨우 합의점을 찾아 결국 20억원 선에서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주변 학교와 협의 과정에서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올 7월 교평을 통과한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의 경우 단지 길 건너편에 있는 잠실초등학교가 일조권을 고려해 층고를 낮춰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수차례 협의 끝에 결국 조합은 당초 정비계획안과는 달리 전체 가구 중 288가구가 줄어들게 됐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진흥실 차장은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사업을 서두르는 단지가 많아졌지만 새로 추가된 교통·교육환경영향평가 등에 발목이 잡혀 추진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주변 학교와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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