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콘돔왕 "여가부의 정책은 음란한 폭력" 일침

김성환 유니더스 대표 인터뷰
"낙태율 1위라는 오명 속 현실과 동떨어진 비합리적 정책"
연간 3억3000만개 콘돔 생산하는 세계 1위 업체
中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내년 경영실적 개선 노려
  • 등록 2016-01-06 오전 6:00:00

    수정 2016-01-06 오전 6:00:0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중 낙태율 1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콘돔을 자유롭게 구매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매우 비합리적인 정책입니다.”

세계 콘돔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유니더스의 김성훈(44·사진) 대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콘돔 규제에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김성훈 유니더스 대표. 사진=유니더스
콘돔 판매 규제 이슈는 본지가 지난달 14일 '청소년 섹스는 합법, 쾌락은 불법..여가부의 자가당착' 기사를 내보낸 이후 불거졌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에게 일반콘돔만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밖의 콘돔에 대해서는 ‘청소년이 성관계를 즐길 수 있고 몸에 자극이 간다’는 이유로 청소년 구매를 원천차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 피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매년 수많은 태아가 낙태로 인해 고귀한 생명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김 대표는 “여가부는 콘돔을 음란한 물건으로 치부하고 있다”며 “콘돔은 ‘섹스토이’가 아니라 ‘의료기기’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의료기기를 음란하게 보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콘돔 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여가부의 정책과 같이 시대착오적인 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은 아름답고 순수한 것”이라며 “원치 않는 임신을 해서 낙태를 하고 성병에 걸리는 것을 무릅쓰고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여가부의 정책이야말로 음란한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침했다.

그가 정부 정책에 대해 당당하게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이유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업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제표준규격(ISO)에서 정한 여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 위해 공장을 수시로 방문해 확인하는 것은 물론 몇 개의 불량품만 생겨도 그 라인에서 생산된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유니더스(You Need Us)라는 사명 그대로 세상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며 “콘돔산업의 부흥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973년 김 대표의 부친인 고(故) 김덕성 전 회장이 설립한 유니더스는 지난해 연간 3억3000만개의 콘돔을 생산하는 세계 1위 콘돔 생산업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70%.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입찰에 부치는 세계시장 물량의 30%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83억원이며 직원 수는 123명이다. 충북 증평군과 중국 장쑤성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잘 나가던 유니더스에도 위기는 있었다. 2012년 이후 중국 저가 콘돔의 공세와 기상이변으로 인해 원료가 되는 라텍스 가격이 해마다 두 배씩 상승하면서 경영실적이 악화됐다. 다행히 내년부터 라텍스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찾아갈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강화하면서 경영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측 진단이다.

유니더스 경영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최근 유니더스는 ‘울트라신’이라는 제품을 출시하고 MC 겸 개그맨인 신동엽을 모델로 발탁했다. 평소 성에 대한 얘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를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콘돔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은 줄이고 친근감은 높이겠다는 취지다.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콘돔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60억달러(한화 7조308억원)로 매년 15%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니더스는 지난 2005년 중국 장쑤성에 연간 최대 5억2000개의 콘돔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콘돔이 한·중 FTA에 따라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으로 향후 시장 확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산하 제한 정책이 철폐된 만큼 인구수 증가로 더욱 많은 소비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지난주 광저우에 연간 1억개 콘돔을 판매하는 광저우 리쳉 트레이드라는 회사에서 초박형 제품 구매 문의가 들어온 상황”이라며 “고품질 제품을 원하는 중국 유통 기업들로부터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유니더스가 제2의 도약을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신규 사업 아이템을 속속 출시해 세계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전진할 것”이라며 “올해도 20% 이상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니더스가 국가의 대표적인 브랜드 구축에 힘쓰고 있는 만큼 정부도 지금까지 견지해온 잘못된 상식에서 벗어나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다시 한번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의식 수준을 높여 기업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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