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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DIY산업이 반짝 유행에 그칠 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나뉜다.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방식이 아직 한국 소비문화에 낯설다는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과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를 맞아 DIY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3시간 투자해 3년 이상 즐길수 있는 나만의 DIY는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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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DIY 브랜드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다. 이케아의 핵심은 ‘불편을 판다’는 점. 이케아는 가구 자체의 가격을 낮춘 대신 소비자들은 가구를 직접 운송하고 조립하도록 했다. 가구 가격은 저렴할지라도 배송 혹은 조립하는데 드는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다른 차원의 비용이 더 드는 셈이다.
하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은 이케아가 제공하는 ‘불편’에 열광했다. 전 세계 42개국에서 345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방문 인원만 연간 5억명이 넘는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에 첫 매장을 냈으며 앞으로 2호, 3호점을 낼 계획이다.
이 처럼 DIY산업이 커가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소비자들이 디지털 키오스크(터치 스크린)를 통해 24가지 재료를 직접 선택해 골라 먹을 수 있는 시그니처 버거를 출시했다. ‘획일성’의 대명사로 불리는 햄버거까지 DIY열풍에 동참한 것이다.
도미노피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토핑과 소스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마이키친’을 선보였다. 제일모직이 론칭한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 역시 소비자 기호에 맞게 클러치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득이 증가하고 여가 시간이 많아질수록 DIY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라며 “이를 대세로 판단하고 패션, 식·음료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들은 불편한 것을 낯설어하는 데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접근이 쉬운 유통망을 선호 한다”며 “B&Q와 월마트가 국내 진출에 실패한 것도 비슷한 맥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향이 다변화되는 추세라는 점은 DIY산업의 발전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공장에서 수 백개씩 찍어낸 기성품보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개성이 담긴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기 불황으로 비교적 저렴한 DIY제품을 구입해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잡는 소비자가 증가할 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