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전북 전주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예원)에서 만난 장민선 원예원농업연구사는 커다란 CA 컨테이너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얼핏 보기에는 일반 컨테이너와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뒷부분에 보면 커다란 팬과 제어 장치가 부착돼 있었다. 장 연구사는 “여기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이 호흡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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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정부에서 농산물 수출 때 물류비를 일정부분 지원해줬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항공을 주로 이용했었다. 하지만 올해 부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수출 물류비 지원이 전면 폐지됐다. 따라서 저렴한 선박으로 수출을 하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실제 CA컨테이너를 이용해 해상운송을 하면 항공운송 대비 80%나 비용이 저렴하다. 대표 수출 효자 품목인 딸기는 동남아시아나 홍콩까지 비행기로 옮기려면 1톤(t)당 200만원 가량이 든다. CA컨테이너를 이용해 배로 옮기면 40만원으로도 충분하다.
딸기의 경우 CA컨테이너를 이용해 수송할 경우 부패율이 50%에서 1%로 급감했다. 또 최장 15일까지 신선한 상태로 유지가 됐다. 딸기 수출이 많이 되는 홍콩, 싱가포르, 태국까지 선박으로 최대 10일이 걸린다. 이 외에도 △참외 2주 △배 3주 △포도 3주 △감귤 3주 △새송이 버섯 7주 등 수송기간에도 신선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농가에서는 아직 적용사례가 적어, 효과에 대한 불안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농산물 수출 강국인 네덜란드의 경우 신선 농산물 수출 중 CA컨테이너를 활용한 비율이 40%에 달한다. 일본도 CA컨테이너 활용률이 13% 수준이고, 약 30개 품목을 CA컨테이너를 활용해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처음 도입 이후 수송횟수가 아직 100여 회에 불과하다. 정부는 CA컨테이너 전용 상하차시설, CA질소발생기 구매·설치비 등을 지원해 기술 보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장 연구사는 “품목별 최적의 CA조건, 수송 가능 기간, 혼합 품목 조합 등을 연구해 농산물을 보다 신선하고 저렴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작 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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