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이 태양광 산업 육성에 주력하면서 태양광 기업들의 주가가 두각을 나태낼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강제노동 금지법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인 퍼스트솔라 등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허리케인 타격에 대안으로 부상한 마이크로 그리드 관련 태양광 업체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 인부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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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미국은 태양광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퍼스트솔라의 52주 신고가 경신은 미국 태양광 기업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태양광 모듈 기업 퍼스트솔라는 지난 4일(현지시간) 145.74달러를 기록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퍼스트솔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인플레감축법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플레감축법은 에너지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법안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발전 기업에 세액공제와 인센티브 제공을 골자로 한다. 퍼스트솔라는 IRA 법안 시행에 발맞춰 신규 공장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공장 건립 시 오는 2025년 기준 약 10.5GW의 패널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국가들이 강제노동 금지법을 추진하는 것도 퍼스트솔라에 수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미국에서 강제노동 금지법 발효된 데 이어, 유럽에서도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제노동법은 인권 침해행위를 한 중국 기업의 물품 수입을 금지하는 게 핵심으로, 퍼스트솔라는 중국 의존도 거의 없어 밸류체인 다각화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규모 독립 발전망인 마이크로 그리드 업체도 성장 여력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마이크로 그리드 발전원은 최근 미국 남동부에 피해를 준 초대형 허리케인 ‘이안’ 발생 후 주목받고 있다.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플라리다 내 약 260만 가구가 정전됐지만, 태양광 에너지 계획 커뮤니티인 ‘밥콕 랜치’는 정전 피해를 입지 않아 주목받았다. 밥콕 랜치에서 마을 전체 에너지를 약 65만개의 패널로 구성된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조달하는데, 넥스트에라 에너지가 자회사 FPL을 통해 태양광 패널과 스토리지를 공급하고 있다.
추후 미국의 낙후된 인프라와 높아진 에너지 가격, 기후변화 등으로 마이크로 그리드가 지방 정부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 마이크로 그리드 시장은 지난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17.9%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태양광주의 경우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거나 오펙 플러스(OPEC+) 감산에 따른 원유 관련 기업들로 수급이 이동할 수 있지만, 주가 조정 시 장기 성장 여력이 크다고 봤다. 강 연구원은 “주가 조정이 있을 경우 성장하는 태양광 산업 및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