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정치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분당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구에 대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양상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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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7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후보가 수내동에 살고 있지 않으냐. 그래서 분당 지역에 나오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저희는 거기(분당)에 이 지사가 출마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 후보(이 고문)를 저격하기 위한 투수가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투수가 원희룡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아무도 (후보군은) 얘기 안 했다”라며 “지금 이 전 지사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에 따라서 지금 저희도 이 패를 맞춰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선 이 고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이 전 지사가 김 의원 지역구인 ‘성남시분당을’ 보궐선거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혹은 경기지사 출마 선언을 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성남시분당갑’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대장동’이 위치해 있다. 김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배경이기도 하다. 만약 이 상임고문이 김 의원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정면돌파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이 고문 출마설에 대해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성과로 포장됐던 것들의 실체를 다시 한 번 국민들께 알리고 국민들이 평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것이라 생각해서 반갑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상대방 장수에 대해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 것 아니냐”며 “이 대표가 (이 고문이 국회의원을 하며 차기를 준비하는 모델까지) 플랜을 짜주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김병욱 의원 지역구에 나오라 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이 지사의 주거지가 ‘분당을’이니 그쪽으로 나가면 되지 않겠냐는 얘기인 것 같은데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지금 전장에서 돌아와서 갑옷 끈 풀고 있는데 다시 나가라고 하는 것 그건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