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이번 시집은 힘들어하는 2030 위한 위로"

신작시집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출간
젊은 세대 만나며 받은 영감 117편 시로
"단순·명쾌·솔직한 젊은 세대에 힘 되고파"
팬데믹 시대 향한 위로, 시에 함께 담아
  • 등록 2021-08-25 오전 5:23:00

    수정 2021-08-25 오전 5:23: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젊은 친구들과 소통을 많이 해요. 문학 강연을 다니면서도 만나고, 공주풀꽃문학관을 찾아오는 이들도 있고, 이메일이나 전화도 자주 주고받고요. 이번 시집은 그렇게 만난 젊은이들에게 받은 영감으로 쓴 시들을 모았어요.”

‘풀꽃 시인’ 나태주(76)가 새 시집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시공사)를 최근 펴냈다. 1971년 등단해 시인으로 딱 50년을 살아온 나 시인이 젊은 세대들과 만나면서 받은 느낌을 소재로 쓴 117편의 신작 시를 수록했다.

나태주 시인(사진=나태주 시인 본인 제공)
고향인 충남 공주에 머물고 있는 나 시인을 지난 23일 전화로 만나 젊은 세대를 위한 시를 쓴 이유를 물었다. 나 시인은 “젊은 친구들에게서 받은 영감이 기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며 “때로는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20~30대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내가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젊은이들과 함께 가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고 밝혔다.

나 시인은 15년 전 교사에서 퇴직할 때 ‘노인정과 동창회, 그리고 삼락회(퇴직 교사들의 모임)를 안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와 만날 일이 많이 생겼고, 그것이 시를 쓰는 영감이 됐다.

“젊은 세대들은 단순하고, 명쾌하고, 솔직해요. 제가 제 시에서 바라는 것들이죠. 무엇보다 요즘 젊은이들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해요. 한편으로는 중간이 없어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기의 삶과 생각이 명확하고 의견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이 좋습니다.”

이번 시집은 청춘을 향한 시인의 애정은 물론 연애 감정에서 청년 세대가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 청춘을 향한 응원과 축복, 젊은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찬사, 변하지 않는 청춘의 가치 등을 노래한다.

나 시인이 젊은이들을 위해 꼽은 한 편의 시는 ‘길거리에서의 기도’다.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휘황찬란한 도시에서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청춘을 향해 “키가 크고 다리도 튼튼한 기린”처럼 기죽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길거리에서 / 바람 부는 길거리에서 / 먼 길 채비하는 너의 발을 잡고 / 기도를 한다”는 구절에는 청춘을 향한 나 시인의 응원이 담겨 있다.

제목은 시 ‘시를 주는 아이’에서 따왔다. 나 시인은 “너, 세상, 지구가 함께 웃는다는 물아일체 사상이 담긴 제목”이라며 “좀처럼 웃을 일 없는 팬데믹 시대에 너라도 웃으면 세상, 나아가 지구도 웃을 것이라는 뜻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 시인은 2015년 대표작인 ‘풀꽃’을 수록한 시선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통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고, 기존에 출간된 책들이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나 시인은 “예전엔 독자들만 나를 알아보고, 내 이름을 들으면 ‘태권도하는 나태주냐’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은 대번에 알아보더라”라며 웃었다.

그러나 나 시인은 “인기는 내 것이 아니다”라며 “명성보다는 명예를 추구하는 게 중요하고, 젊은 세대에게도 이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요즘 많은 이들이 내 시를 읽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독자가 나의 시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찾으려 하기 보다 자리가 자신을 찾아오기를 바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얼마 전 마티스 전시를 보러 갔다 그가 쓴 글을 봤어요. 자신은 사람들이 ‘이건 그리기 쉬운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글이었어요. 저 또한 ‘나는 독자들이 이건 쓰기 쉬운 시야’라고 생각하는 시를 쓰고 싶어요. 그렇게 제 삶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쯔위, 잘룩 허리 뽐낸 시구
  • 오늘도 완벽‘샷’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