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시인’ 나태주(76)가 새 시집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시공사)를 최근 펴냈다. 1971년 등단해 시인으로 딱 50년을 살아온 나 시인이 젊은 세대들과 만나면서 받은 느낌을 소재로 쓴 117편의 신작 시를 수록했다.
|
나 시인은 15년 전 교사에서 퇴직할 때 ‘노인정과 동창회, 그리고 삼락회(퇴직 교사들의 모임)를 안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와 만날 일이 많이 생겼고, 그것이 시를 쓰는 영감이 됐다.
이번 시집은 청춘을 향한 시인의 애정은 물론 연애 감정에서 청년 세대가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 청춘을 향한 응원과 축복, 젊은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찬사, 변하지 않는 청춘의 가치 등을 노래한다.
나 시인이 젊은이들을 위해 꼽은 한 편의 시는 ‘길거리에서의 기도’다.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휘황찬란한 도시에서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청춘을 향해 “키가 크고 다리도 튼튼한 기린”처럼 기죽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길거리에서 / 바람 부는 길거리에서 / 먼 길 채비하는 너의 발을 잡고 / 기도를 한다”는 구절에는 청춘을 향한 나 시인의 응원이 담겨 있다.
그러나 나 시인은 “인기는 내 것이 아니다”라며 “명성보다는 명예를 추구하는 게 중요하고, 젊은 세대에게도 이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요즘 많은 이들이 내 시를 읽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독자가 나의 시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찾으려 하기 보다 자리가 자신을 찾아오기를 바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얼마 전 마티스 전시를 보러 갔다 그가 쓴 글을 봤어요. 자신은 사람들이 ‘이건 그리기 쉬운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글이었어요. 저 또한 ‘나는 독자들이 이건 쓰기 쉬운 시야’라고 생각하는 시를 쓰고 싶어요. 그렇게 제 삶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