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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박삼구식(式) 승부수는 통할까. ‘아시아나 쇼크’ 후폭풍을 둘러싼 금호아시아나와 산업은행간 힘겨루기가 한창인 가운데 이번주 중 양측간 재무구조 개선약정(MOU) 연장의 결론이 나온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퇴 카드를 꺼내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산은은 “퇴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수준의 강도는 돼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량자산 매각 정도로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채권단에 깔려 있는 기류다. 만에 하나 아시아나항공이 MOU 연장에 실패할 경우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에 처하며 차입금 조기 상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확고한 산은…“대주주의 책임 보여야”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이번주 중 금호아시아나와 협상을 마무리한 후 MOU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양측이 지난해 4월6일 맺은 재무 개선 MOU의 시효가 1년인데 따른 것이다.
이번 MOU 연장건은 아시아나항공의 운명과 직결돼 있다. 뚜렷한 자금조달 방안이 없는 와중에 빚 독촉에 시달릴 수 있는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49%다. 금융기관의 대출회수 기준인 1000%를 넘지는 않았다. 문제는 MOU가 연장되지 않았을 때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되면 차입금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한다. 현재 조기지급 조건이 붙은 자금만 장기차입금 258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1조1417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장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채권단은 금융기관을 통해 빌린 돈보다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판단 하에 이를 줄이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받았지만 재무구조가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새 감사보고서를 통해 부채가 1400억원 이상(6조9576억→7조979억원) 증가하는 등 드러나지 않은 부실도 발견됐다.
산은의 입장은 비교적 확고하다. ‘대주주의 책임 있는 이행 의지’가 핵심이다. 자산 매각과 사재 출연 등이 당장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의 주식과 부동산 등이 그 대상으로 꼽힌다. 박 회장의 주식을 추가로 담보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만주를 산은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금호고속 주식 87만1704주 중 14만8012주도 담보로 잡혀 있다. 또다른 산은 인사는 “서로 이해 가능한 수준에서 협상이 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양측 회장까지 나와서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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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MOU 연장시 유동성 위기 해결”
이에 아시아나 측은 채권단의 대승적인 결단을 바라고 있다. 아시아나공항 한 관계자는 “영업 능력상 현금창출은 꾸준히 할 수 있다”며 “현재 수준의 금융 지원을 하는 MOU만 연장될 경우 스스로 유동성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의 주식 매각은 경영권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호아시아나와 산은간 ‘악연’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박 회장이 2002년 그룹 회장에 오르며 공격 경영을 한 와중에 인수한 대우건설은 현재 산은의 관리 아래에 있고, 2017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생긴 양측간 감정의 골도 깊다. 옛 금호생명인 KDB생명도 산은이 떠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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