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고배당주 투자…`그림의 떡` 안 되려면

FN가이드 기준 2018년 배당성향 40% 초과기업 25곳
대주주 지분 50% 넘는 곳은 9개사
러셀 삼성카드 와토스코리아 LS전선아시아 등
  • 등록 2019-02-12 오전 5:30:00

    수정 2019-02-12 오후 3:17: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최근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요구, 주주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 등과 맞물려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일부 고배당주 투자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빌미로 한 대주주 배불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FN가이드에 따르면 2018년 결산배당을 공시한 상장사 가운데 배당성향 40%(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 비율)를 넘어선 기업은 25개사다. 이 가운데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는 곳은 9개사로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이 중 지난해 순익규모를 웃도는 배당을 실시, 배당성향 100%를 넘어선 곳이 있다. 주인공은 배당성향 216.1%를 기록한 코스닥 반도체 중고장비업체 러셀(217500)이다.

러셀은 올해 순이익 2억원보다 2배이상 많은 5억원(주당 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가운데 최대주주인 이강직 외 6인은 지분 82%를 보유(지난해 9월말 기준)해 전체 배당금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뒤를 이어 나우아이비캐피탈 63.4%, LS전선아시아(49.5%), 삼성카드(49.5%), 와토스코리아(49.4%)가 배당성향 톱 5에 포함됐다.

삼성카드(029780)의 경우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총액 1708억원)을 결정했는데, 이는 전체 순익의 절반에 달한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032830) 외 1인의 지분율이 71.87%에 달해 1332억2700여만원을 삼성생명 등이 가져갈 전망이다.

포스코대우, SK가스, GS리테일도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웃돌면서 배당성향이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와토스코리아(079000)는 송공석 대표 외 특수관계인 등이 60.54%를 보유해 전체 배당금 14억원중 8억7192만원을 가져간다. 주당 3000원의 결산배당을 공시한 SK가스도 지분 55.78%를 보유한 최대주주 SK디스커버리 등 특수관계인이 배당금 총액 266억원중 151억5000여만원을 챙긴다.

유가증권 상장사 IHQ(003560)는 아직 결산배당을 공시하기 전이지만, 이미 3분기말 기준 배당성향 100%를 넘어섰다. IHQ는 현재까지 지난해 잠정 순이익 106억원보다 많은 149억원을 배당금으로 풀기로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아직까지 2018년 잠정실적과 결산배당을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한기평은 주당 2250원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65%를 기록했다. 배당금 총액은 100억원을 웃돌았는데 이중 지분 73.55%를 가진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73억원 이상을 가져갔다. 안정적인 신용평가 업무 특성상 이익(배당)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만, 회전율이 걸림돌이라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의 회전율은 올 초 이후 3~7% 수준에 그친다.

이처럼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종목의 특징은 회전율이 낮다는 점이다. 회전율이란 총 발행주식수 대비 당일 거래된 주식수의 비중을 말한다. 유통가능 주식이 적을 수록 회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발행주식수 1000만주가운데 70%가 대주주 물량이라면 나머지 300만주가 거래되고, 하루에 300만주가 모두 거래되더라도 회전율은 30%다.

11일 기준 회전율은 한국기업평가 3.79%(거래량 1035주)를 비롯해 삼성카드 17.58%, LS전선아시아 18.78%, 와토스코리아 18.21% 등이 10%대에 그쳤다. 이외 나우아이비캐피탈 61.9%, 포스코대우 61.57%, SK가스 57.07%, GS리테일 71.79% 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당확대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 종목은 유동성(회전율)이 떨어져 매매가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며 “고배당주 투자시에는 이익(배당)의 지속가능성, 회전율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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