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정부의 규제망을 벗어나 있고 개발 호재도 많은 일부 지방 광역시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경매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대전과 광주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을 웃도는 몇 안되는 지역이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을 경우 향후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 경매 낙찰가율은 103.9%를 기록했다. 전월(107.3%) 대비 3.4%포인트 떨어졌다. 9월에 사상 최고치인 12.3명을 기록했던 평균 응찰자 수는 10월 경매 진행 물건 당 7.5명으로 전월보다 4.8명 줄었다.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지난 8월과 9월의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열기가 9·13 대책 이후 빠르게 식고 있는 것이다.
서울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3구 경매시장도 10월 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은 98.1%로 3개월 만에 100%를 밑돌았고, 올 들어서는 지난 7월(97.5%)에 이어 2번째로 낮은 수치를 찍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8.8명) 대비 1.4명 감소한 7.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 9월 둘째 주 이후 8주 연속 서울 집값 상승률이 둔화한데다 강남3구의 경우 10월 넷째 주부터 2주째 하락을 이어가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 투자 열기도 빠르게 식은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0월 97.2로 전월(133.0) 대비 급락했다. 향후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방배아크로리버 전용 149.2㎡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경매에서 감정가(14억원) 수준인 14억1557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20명 가운데 단 2명을 제외하고 모두 감정가 이하의 가격을 써냈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중 감정가가 가장 비싼 삼성동 아이파크(전용 269.4㎡·감정가 99억원)와 지분 매각 물건으로 나온 반포동 반포자이가 각각 낙찰가율 85%를 기록한 것도 10월 강남3구 낙찰가율 낙폭을 키운 요인 중 하나”라며 “당분간 약세 시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주택시장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가 한풀 꺾인 반면 대전·광주 등 비규제지역이면서 개발 기대감이 큰 일부 광역시에서는 경매시장이 뜨겁다.
대전의 경우 지난 10월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가 8.6명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4.8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대전은 10월 셋째 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서 0.43% 오르는 등 10월 들어 집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6개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10월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106.3)가 9월(105.5)보다 오른 지역이기도 하다.
광주 아파트의 경우 지난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했다. 광주지역 아파트 월간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것은 2016년 2월(100.6%) 이후 2년7개월여 만이다. 광주는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도 2016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2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10월 109.3으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높다.
지난달 4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전용 103.7㎡는 감정가(3억83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비싼 6억원에 낙찰됐다. 22명이 경쟁한 결과다. 북구 본촌동 양산지구현진에버빌 아파트 전용 85㎡의 경우 31명이 응찰해 감정가(3억원) 대비 105% 수준인 3억1568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박은영 선임연구원은 “정부의 보유세 인상 및 대출 규제로 인해 아파트 투자 바람이 규제 청정지역인 대전·광주 아파트시장으로 옮겨 붙고 있다”며 “다만 대전·광주 등 특정 지역 주택시장은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서 단기 과열된 측면도 있는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