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종합세트’ 예고에 거래 ‘뚝’
김영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집중 모니터링 지역은 무를 자르듯이 어떤 정해진 기준을 갖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8·2 대책 이후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 등 정성평가를 종합한 결과”라며 “현재 청약조정지역에 속해있지 않더라도 단계를 밟지 않고 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집중 모니터링 지역을 선정한 가장 큰 근거는 8·2 대책 이후 집값 상승률이다. 하지만 지난 달 아파트값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속한 도시 평균 상승률보다 낮거나 오히려 하락한 지역도 있어 적지 않아 규제 적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격 기준 적정성 논란
투기과열지구 ‘준(準) 예비후보’들의 매매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더샵 파크시티’ 전용 84㎡형은 지난달 5억~5억 5000만원에 거래되다 이달 들어 1000만원 가량 빠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8·2 대책으로 전매 제한이 최대 입주 때까지 금지, 양도세 중과 조치 등이 예고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에 집주인들의 매도 문의가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세금 문제로 예전에는 없던 4억원 후반대 급매물이 간혹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미분양 가구가 모두 소진되며 아파트값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았던 인천 연수구도 숨죽인 모습이다. 송도동 ‘롯데캐슬 캠퍼스타운’ 전용 84㎡형은 7월 당시 5억 4000만~5억 5000만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1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집중 모니터링 지역이 사실상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의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기상의 차이가 있을 뿐 추가 대책에 명시된 곳들은 조금이라도 가격불안을 보이면 투기과열지역으로 즉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정책이 거시경제나 시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집값 변동률에만 매몰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투기과열지구 예비 지정은 국토부가 이미 방향성을 정해놓고 정성 평가 항목을 크게 고려해 지정한 측면이 있다”며 “가격을 근거로 삼으려면 적어도 10월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고려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