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혈해 내가 살필게” 칼부림 아비규환 속 피해자 도운 10대들

  • 등록 2023-08-04 오전 5:58:18

    수정 2023-08-04 오전 6:18:47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서현역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민에게 달려가 지혈을 도운 10대 영웅들이 있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 현장에서 흉기에 찔려 쓰러진 시민을 도운 윤도일군(왼쪽). (사진=윤도일군, 온라인 커뮤니티)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에서 무차별 흉기 공격이 이뤄지는 중에서도 윤도일(18)군과 음준(19)군은 피해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응급 처치를 실시했다.

친한 형·동생 사이인 이들은 오후 6시쯤 사건 현장을 지나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젊은 남녀 2명을 발견했다.

윤군은 자신이 피의자에게 노출될 수 있음에도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두 피해자 중 정도가 훨씬 심해 보이는 여성을 30여분간 지혈했다. 그 사이 음군은 범인이 다시 현장에 돌아오는지를 살폈다.

윤군은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며 막 뛰어다니고 있어 광장으로 가보니 여성과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며 “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은 혼자 지혈을 하다 의식이 희미해졌는지 손을 놨고, 피가 좀 많이 났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다가가 지혈을 하게 됐다”고 이날 뉴스1에 말했다.

지혈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흉기를 든 채 다가오기도 했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지혈을 했다고 한다.

음군은 “도일이가 지혈하는 동안 범인이 다시 오는지 살폈다”며 “흉기를 든 남성이 다른 장소(2층)에 갔다가 다시 1층 쪽으로 돌아오는 듯했고, 현장에 있던 경찰이 그 남성을 쫓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이제 손을 떼도 된다’고 말한 뒤에야 두 소년 영웅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피해 여성의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고 이후 모녀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서현역 일대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으로 119 구급대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6시께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모(23)씨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묻지마 흉기난동을 벌였다.

최씨는 흉기난동 직전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기도 했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최씨는 “불상의 집단이 나를 청부 살인하려 해서” 범행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앞서 그는 자신이 피해망상 등을 앓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최씨의 이번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흉기 9명·자동차 충격 5명)이 다쳤고, 이 중 12명이 중상자로 분류됐다.

경찰은 최씨 등을 대상으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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