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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하락률(1월3일~12월29일, 종가 대비)은 각각 25.17%, 34.55%에 달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연초 298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9월 말 2130선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우려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급락에도 동학개미들이 나서 수급을 받쳐줬으나 올해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증시 급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더 투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늘어났던 개미들의 투자 붐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와 신영증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직접 투자자금은 2020년 2월~2022년 6월까지 무려 18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유입됐다.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는 개인 투자자의 자금은 5개월 연속 순유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총 1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 대금 역시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줄었다. 올해 1월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조2827억원이었으나 12월은 6조6408억원으로 무려 41.14% 급감했다.
다만 연말 들어서는 상승세가 한풀 꺾이며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에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짓 탓이다.
‘태조이방원’ 주도주 부상…시총 상위종목 ‘마이너스’ 행렬
방산주도 조정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우상향했다. 한화(000880)에어로스페이와 한국항공우주(047810)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53.33%, 56.86%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된 국제 정세 속에서 해외 수주 성과가 이어진 덕이다. 정부의 방산·우주 사업 지원 기대감에 매수세가 지속된 것도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태양광, 조선, 원전 업종은 고점을 찍고 힘을 잃으며 대부분 주도주 자리를 반납했다. 특히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에 올 상반기 상승세를 탔던 조선주는 하반기 들어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며 주가가 연초 대비 뒷걸음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피에서는 연초 종가와 비교해 상승한 종목은 전무했다. LG화학(051910)이 석유화학 다운사이클(업황부진) 속에서도 2.44% 하락하는 데 그치며 사업 포트폴리오의 힘을 증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8.00% 내리며 한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의 겨울’을 맞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29.37%, 42.75%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 역시 27.05% 내렸다.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들은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카카오그룹주 가운데 시총 규모에서 막내 격인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연초 대비 50.93%나 급락, ‘악몽의 한해’를 보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가 카카오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진 탓이다. 이어 에코프로비엠(247540)(-25.49%),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4.87%), 엘앤에프(066970)(-21.99%), HLB(028300)(-13.22%) 순으로 나타났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급격한 긴축을 단행하면서 주식시장이 하락했다”며 “특히 반도체 업황 부진과 국채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기술주의 낙폭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