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신선한 좀비물…네이버웹툰 ‘좀비딸’

좀비와 가족의 만남, 외로움·혐오·부성애 조명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수상작, 코믹·감동 조화
  • 등록 2022-04-02 오전 9:00:00

    수정 2022-04-02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좀비딸’

이렇게 ‘1’도 무섭지 않은 좀비물이 있다니. 네이버웹툰 ‘좀비가 되어 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좀비물이다. 상황 자체는 매우 공포스럽지만 주인공들의 행동은 전혀 극박하지 않다. 오히려 유머코드가 더 많다. 처음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작가의 의도도 파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회차가 진행되면 될수록 ‘좀비딸’이 가진 진면목이 나타났다. 좀비 세상이란 세계관 속에서 현대 사회의 외로움과 혐오를 우회적으로 풀어냈고, ‘가족’과 ‘부성애’도 적절히 잘 엮었다. 절대적으로 사회에서 없애야 할 마지막 좀비가 자신의 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독자 입장에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어느 날 원인 모를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에 퍼지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좀비로 변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은 아비규환이 된다. 이에 주인공 ‘정환’은 딸 ‘수아’와 함께 어머니가 있는 시골로 도망가지만, 도망가는 도중 수아는 좀비에게 물려 그만 좀비가 되고 만다.

그렇게 좀비가 된 딸 수아를 데리고 시골로 온 정환은 수아를 어떻게 할지 큰 고민에 휩싸인다. 심지어 정부는 민생 안정과 치안 유지를 위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에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를 사살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러나 딸 수아를 차마 죽일 수 없는 정환은 결국 수아를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좀비딸’은 네이버웹툰에서 ‘타임인조선’ 등을 그린 이윤창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유머코드가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웹툰이 너무 무겁지 않게 해주는 장치이지만, 초반엔 다소 흐름을 끊는 느낌도 있다. ‘좀비딸’은 유머, 감동, 신선함 등을 모두 살려 2019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만화 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좀비딸’은 오는 3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다. EBS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좀비딸’은 EBS와 두루픽스가 공동 제작한다. 총 26부작이다. 두루픽스의 경우 과거 웹툰 ‘마음의 소리’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곳으로 완성도 측면에서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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