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낙상사고 257건…60대 이상 60%

손수레 등 짐 많거나 부주의로 사고 다수 발생
수송인원 많고 혼잡한 가산디지털단지역 ‘최다’
  • 등록 2021-11-03 오전 6:00:00

    수정 2021-11-03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달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6번 출구. 60대 남성 손준성(가명)씨가 손에 물건을 한가득 들고 내려오던 중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손씨가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승객 3명도 연달아 넘어졌다. 함께 넘어진 70대 여성 B씨의 머리카락이 에스컬레이터 틈 사이로 끼어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서울교통공사가 3일 최근 5년 간(2017년1월~2021년9월) 서울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를 조사·분석한 결과 이 기간 총 257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신체 반응이 빠르지 않은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사고가 150건(58.4%)으로 절반을 넘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조사 결과 넘어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하철 역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13건)이었다. 이 역은 일일 수송인원이 5만3963명으로 혼잡한데다 인근 상업지역(쇼핑몰·아울렛 등)에서 물건을 사고 지하철을 타는 인원이 많았던 것을 원인으로 시는 분석했다. 이어 3호선 고속터미널역(7건), 4호선 충무로역·7호선 이수역·노원역(각 6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역은 환승 인원이 많은 곳으로 내부 에스컬레이터 이용시 사고가 많았다.

손수레 등 큰 짐과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지하철 승객 모습.(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사고 유형은 다양했다. 보행보조기나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 등 큰 짐을 든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도착 시 끝부분에 있는 턱 부분에 짐이 걸려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에 취중에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손잡이를 놓치는 등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있었다.

개별 유형을 보면 1호선 제기동역은 손수레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잦았다. 승차인원 중 어르신 비율이 51.5%로 가장 높은 데다, 인근에 경동·약령시장 등에서 물건을 사러 온 어르신들이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어르신 이용이 많은 까치산·암사역도 손수레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낙상 사고 예방을 위해 ‘손수레·보행보조기 등 큰 짐을 든 승객은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라는 이용예절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5호선 아차산·천호역 에스컬레이터 탑승구 앞에 대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리는 홍보물을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국민참여단과 함께 부착했다. 이달부터는 사고 발생건수 상위 30개 역사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위치 알림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역사 이용 시 안전을 위해 짐이 많을 때는 꼭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보호자와 함께 이동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지하철 역사에 부착한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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